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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역동성' 부족…韓, 노동법·복지 제도 개선해야”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교수
대담=최남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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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대담=최남수 대표이사 ] 출연: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 교수

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 지금은 이 나라의 결정과 앞날을 놓고 전 세계가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연 그리스는 유로존을 탈퇴할 것인가? 한때 복지 천국으로 여겨졌던 유로존의 경제위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더 리더, 오늘은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방한한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교수를 모시고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어보겠습니다.

그리스 그렉시트 현실화, 가난한 그리스인들에겐 악영향
역동적인 경제 누리려면 '노동법·복지제도' 개선 중요
韓 경제, '경착륙' 위기 中에 의지해선 안돼
韓, 노동력 키워야…'젊은 창조가' 성장 지원 필요
한국 문화 알림으로써 경제적인 역동성도 얻을 수 있어



Q. 첫 번째 질문은 유럽 상황에 관한 것입니다.전 세계는 현재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그리스에게 매우 극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체 유럽에 비했을 때에는 매우 작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리스는 전체 유로존의 GDP의 3%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리스는 잘 관리되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지금 정권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고 할지라도 유럽 연합국으로는 남아 있을 겁니다. 유로존과 유럽연합은 별개니까요.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그리스의 가난한 사람들이 충격을 크게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은 지금 유로로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유로는 그리스의 고유 통화로 바뀌게 될 텐데 이 경우 빚을 갚기 매우 어려워 질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은 그들의 실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유로존 탈퇴를 결정한 것이 잘못 됐다고 생각할 것이고요. 이는 재선거를 불러올 겁니다. 제 생각에는 새로운 총선을 거친 뒤에 다시 유로존으로 돌아오게 되리라 봅니다.

Q.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전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 그리스의 경제규모는 전체 유로존 대비 3%밖에 되지 않아서 매우 적은 영향을 끼칠 겁니다. 유럽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겠지만 그리스 경제에는 큰 악영향을 끼치겠지요. 하지만 모든 그리스인에게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겁니다. 부자들은 이미 그리스를 나와 있고요. 그리스에서 돈이 많은 기관을 꼽아보자면 교회들이거든요. 교회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세금도 떼지 않으니까요.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기이하죠. 가난한 사람들이 선택한 좌파 정부 때문에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되니까요. 역사적으로 보면 여러 비슷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경제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죠. 가장 아쉬운 것은 그리스가 스페인과 같은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스페인도 그리스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용기를 보여줬고, 올바른 해결방법을 실천했습니다. 더 열심히 일했고 고용시장 개혁을 촉진했습니다. 그 결과,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국가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Q.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투표로 결정되는 문제이긴 한데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A. 그리스와는 매우 다른 문제입니다. 영국은 유로존 국가가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는 않을 거고요. 영국과 유럽 간의 자유무역은 그대로 유지될 겁니다. 영국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거고요. 경제적인 규모로 보면 영국은 유럽 시스템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적인 동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도 웨일즈도 독립을 원하고 있고요. 심지어는 잉글랜드까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영국 정부가 이와 같은 정치적 동요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이후 유럽 연합에 영국이 잔존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만약에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된다면 독일과 프랑스로 하여금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힘을 키우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영국은 지금의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탈퇴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럽역사를 보면 매우 특이하죠. 유럽은 지금 매우 성공한 겁니다. 우리는 약 천 년 간 전쟁을 벌여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조상들은 유럽 안에서의 전쟁을 멈추게 했고, 평화가 깃들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의 유럽은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왜 평화로운지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 연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교수


Q. 우리가 이야기해 온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보면 유럽연합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유럽 연합이 앞으로도 순항할 수 있을까요? 재정 통합이나 정치 통합과 같은 높은 수준의 통합 없이 말이죠.

A. 닫힌 상자 안에 담겨있는 물건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유럽연합의 첫 시작은 자유무역연합이었습니다. 이후 조금씩 진행됐습니다. 서로 평화와 자유 무역과 부흥을 얻기 위해서는 공동 정책을 위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인식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통합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의 통화를 만들기로 결정했죠. 이는 각자의 독립적인 통화정책의 종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면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각자 조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각국 정부의 힘은 줄어들게 되었고요. 반대로 이를 하나로 모으는 중앙은행(ECB)이 키 플레이어가 된 셈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자유주의시장론에 기반한 것입니다. 새로운 유럽은 매우 사회주의적인데요. 유럽의 경제구조는 반대로 자유주의시장에 입각해 있습니다. 그리스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아시다시피 그리스는 떠나가게 될 것이고요. 프랑스가 사회주의적 정부를 갖고 있는 유럽 내 유일한 국가입니다. 하지만 역시 경제구조는 자유주의 중심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의 의견 합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서 적절한 경제정책을 취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있습니다. 경제적인 가능성과 함께 균형 잡힌 복지를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Q. 한국에 오셔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의 강의를 하셨는데요. 제목이 ‘유럽의 저성장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였습니다. 어떤 내용을 전달하셨습니까?

A. 역동적인 경제를 누리고 있느냐는 것이죠. 역동적인 경제에서 낮은 성장률은 적절하지 않은데요. 성숙한 경제에서 무엇이 적절한 성장률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알 수 없는 것이죠. 무엇이 경제 역동성에 중요한 것인가 생각해보면요.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 경제도 역동성이 부족한데요. 첫 번째로는 노동법입니다. 노동법의 규제가 너무 심합니다. 유럽의 덴마크나 독일, 스페인은 노동시장의 규제를 풀어서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규제를 강화 할수록 피해자는 아마 젊은 세대가 될 겁니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젊은 구직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시장과 경제에도 역동성이 부여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복지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역동적인 자본주의를 추구하려면 복지 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이른바 ‘파괴적인 창조’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직업을 바꿀 필요가 있고 한물 간 기업들은 사라지곤 합니다. 이럴 때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말하자면 이들을 뒤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곤란한 상황을 접하더라도 빈곤에 빠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복지 제도가 함께 있을 때 강합니다. 다만 이 복지제도는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해야 합니다. 또한 창의적이어야 합니다. 한국이 유럽식 복지모델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새로운 방식의 복지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바우처 시스템'을 들 수 있죠. 사람들이 정부로부터 바우처를 받아서 학교나 병원 등 자신들이 필요한 데에 쓸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또한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도 있습니다. 정부가 국민들의 수입을 적절한 수준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죠. 이러한 제도들은 모두 경제학 책에 소개돼 있고요. 남부 국가에서도 현실화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나 칠레를 예로 들 수 있지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복지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동의합니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 오래된, 유럽과 같은 복지 제도를 반복하면 안 됩니다. 한국처럼 경제 역동성을 얻고 있는 곳에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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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추천해 주실만한 시스템이 있나요?

A. 제 3의 방식이 필요합니다. 경제학자들과 사회과학자들이 수 십 년 간 이와 같은 연구를 해 왔습니다. 지금의 유럽 복지방식이 정립된 것은 1945년이었습니다. 이 때 경제성장률은 5% 대였고요. 인구 증가율은 2%대였습니다. 그 때는 전체 인구는 한국처럼 고령화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1~2%대 성장률이었죠. 유럽의 복지 방식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은 복지정책을 무조건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많은 기업인들이 복지정책을 반대하고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이라 하지만 틀린 생각입니다. 사람들을 보호해야만 자본주의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처음부터 시범적으로 낮은 비율의 복지정책을 시작해야 합니다. 새로운 방식의 복지정책을 시행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혁신'입니다. 혁신은 시작됐습니다. 복지 분야와 사회과학적인 면에서 그러하고요. 동시에 많은 툴들도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앞서 말했던 '바우처 시스템'이나 '부의 소득세'가 이에 속하고요. 꼭 적용되어야만 합니다.

Q. 한국에서는 세금의 수준에 대해 뜨거운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몇은 소득세를 더 높여서 복지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반대 쪽에서는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증세를 반대하고는 합니다. 어떤 조언을 해 주시겠습니까?

A. 논의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세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부자가 너무 많고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매우 정치적인 이야기들이며
이념적인 논의입니다. 증세는 소용이 없습니다. 세금을 올리게 되면 부자들은 아예 세금을 안 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불법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너무 높은 비율로 세금을 매기게 되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스웨덴이나 미국처럼 부자들은 그 나라를 떠나고야 맙니다.

Q.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지 않았습니까?

A. 가수나 축구선수, 미식축구 선수 등 많았죠. 그렇기 때문에 세금을 합리적으로 매겨야 합니다. 15% 정도는 적당합니다. 문제는 조세의 수준입니다. 조세는 항상 안정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 가능해야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좋지 않은 조세 정책은, 프랑스를 예로 들자면 조세의 수준이 매년 바뀝니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지요. 좌파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조세는 매우 높아지는데요. 이후 경제가 침체되자 다시 조세를 낮추게 되고 올리기를 반복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재앙을 맞게 됩니다. 정치 순환기는 매우 짧지만, 반대로 경제 순환기는 길거든요. 기업가나 투자자, 혁신가들은 앞으로의 조세나 노동법, 복지제도가 어떻게 될지를 알아야만 합니다. 5~10년 후를 전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 조세의 수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의 기술개발, 예를 들면 핀테크나 3D프린팅 기술들은 우리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술개발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 질문은 1세기 이전에도 가능했을 겁니다. 2세기 전에도 가능했겠죠. 산업 혁명 때에도 영국과 프랑스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기계들을 부쉈었습니다. 기계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습니다. 인간의 역사와 경제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전환하게 만들었습니다. 인간이 낮은 수준의 기술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을 맡도록 변화하게 된 것이지요. 기술혁신의 긍정적인 면을 꼽아보자면 전 보다 덜 일해도 됩니다. 위험한 일을 하면서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매우 적죠. 아이들도 더 이상 12살부터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되고요.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시간도 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기술 혁신에 따른 긍정적인 결과들입니다. 기술 발전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더 나은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두려움이 시대가 지나도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른 논의도 계속 반복되고 있고. 같은 답변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IT분야에서 창출된 일자리 수를 생각해봅시다. 어림잡아도 세계에서 수백 만 명이 IT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던 산업이었습니다. 매우 의미 있는 직업이지만요.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죠.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교수


Q. 중국 경제 성장은 점차 둔화되고 있습니다.많은 이들은 중국 경제의 잠재적인 부동산 버블이나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중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중국은 지난 20여 년 간 강한 성장을 보여왔는데요. 2가지 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는 농촌에서 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농촌 사람들이 산업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생산성을 매우 급격하게 높였습니다. 전체 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요. 일본이나 한국, 프랑스의 경우에도 지난 90년대에 이 같은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중국의 높은 성장률 또한 '기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학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계적으로 전체 성장률을 낮추게 됩니다. 인구 이동 속도와 함께 동반 하락하는 거죠. 중국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두 번째 이유는 중국이 거의 제로에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를 따라잡는 과정이지요. 그런데 중국이 다른 나라를 따라잡는 시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중국이 성장하려고 했을 때, 전 세계 경제 역시 모두 성장하고 있었던 때였고요. 덕분에 중국은 많은 물품을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례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중국 성장률은 매우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50년 전만하더라도 중국인들의 일자리가 적었는데 이후 일자리가 크게 늘게 되면서 높은 성장률을 이루게 됐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경착륙'입니다. 지금 중국 경제에는 너무 많은 빚이 있고 공공부문의 빚이 절대적입니다. 효율적이지 못한 부문인데 말이죠. 수십 억은 부동산에 투자됐는데 중국에서는 부동산 말고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습니다. 해외로 투자하기에는 위안화의 통화가치가 좋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중국 정부에게 달려있습니다. 중국이 위안화의 통화가치를 적절하게 올리게 된다면 부동산 버블도 자연스레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정부가 결국 해 낼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중국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봅니다. 중국 통화가치의 적절성이 담보된다는 가정이 있어야겠지만요. 하지만 한국이 명심해야 할 것은 중국에게 너무 의존하지 말라는 겁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한국인 친구들에게도 중국 경제가 성장세를 줄이게 되면 한국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Q.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A. 노동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력의 질적, 양적인 성장 모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노동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의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고령화되고 있는데요. 성장률에 영향을 줍니다. 성장률이 둔화될 텐데 역동적인 노동자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여성 노동자를 더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여성노동자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데요. 일본보다도 더 낮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성의 노동참여를 더 추진해야 하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한국은 엄선된 해외 이주민들을 받아들여 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유럽처럼 이주민들이 침입하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을 엄선하고 받아들이면 한국의 노동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조언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너무 유교적입니다.

이를테면 엄격한 규칙에 따라야 하고 너무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교육 시스템이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들에게도 그렇고요. 외국 교수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학생들을 더 많이 외국으로 보내야 합니다.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더 세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여러 혁신에서 매우 성공적인데요.그 혁신이 극히 일부 잘 알려진 기업에게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와 같은 ‘재벌’들은 세계 챔피언이죠. 하지만 세계 챔피언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한국 시장에서 젊은 혁신가가 성장하기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습니다. 만약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들이 한국인이었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요?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었을까요? 그렇지 못했을 겁니다. 재벌들이 대단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공간을 남겨둬야 해요. 젊은 창조가들이 성장할 수 있을 만한 틈이 필요합니다. 젊은 창조인들이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재벌이 이들을 지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겁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전해주시겠어요?

A. 첫 방한을 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고 일 년에 두 세 번씩 방문하고 있는데요. 한국에 대한 강한 열의를 느끼고 있고 외부의 충격과 여러 문제에도 잘 버텨왔다고 봅니다. 정치·경제적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고요. 유일한 약점이라면 한국 문화를 널리 전파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의 성공적인 스토리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한국의 성공적인 스토리가 고유 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점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한국 문화를 더 알리라고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경제적인 역동성도 함께 얻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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