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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새로운 리더십의 일면 엿보인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

조정현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정현 기자] “국민 여러분께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쳤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확산 사태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대국민 사과 발표는 이전과는 다른 삼성그룹 리더십의 면모를 대중 앞에 드러냈습니다.

긴장한 듯한 표정과 말투로 사과문을 읽으며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삼성그룹 리더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장면입니다.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다”, “제 자신 참담한 심정”이란 표현을 써 가며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횡행하는 사과인 듯 아닌 듯 한 이른바 ‘유체이탈’식 사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부친 이건희 회장을 거론하며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고 말하고 “치료에 헌신하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에게 격려와 성원을 보내달라”며 말할땐 목이 메일만큼 인간적인 면모도 보였습니다.

세간에선 황제적 카리스마로 대변되던 과거 삼성의 리더십과는 전혀 다르다는 평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삼성은 대국민 사과를 한적이 몇차례 있었습니다. 2008년 특검수사를 통해 드러난 비자금 사건, 2005년 삼성 X 파일사건 등으로 국민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자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모두 실정법을 위반한 명백한 잘못이 있었습니다.

메르스 사태의 경우, 국가적 재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삼성서울병원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고 굳이 책임을 따진다면 삼성서울병원에 국한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삼성이 책임져야 하고 삼성의 수장인 본인이 직접 국민들께 사과를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이 부회장은 며칠간 직접 사과문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후 1년동안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면서도 후계자임을 드러내지 않기위해 은인자중해왔습니다. 그러던 그가 그룹의 대표자로 첫 공식석상에 나선 겁니다. 국민 앞에 허리 숙여 사죄하는 대국민 사과가 공식적인 데뷔무데가 된 셈입니다. 공교롭게 이날은 그의 47번째 생일이기도 하니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각인됐으리라고 봅니다.

이재용 부회장에겐 넘어야할 산들이 많습니다. 당장 승계절차에 필수인 계열사들의 합병 문제부터 풀어야 하고 순차적으로 문어발식 그룹 지배구조 역시 개편해 나가야 합니다. 빅딜과 구조조정,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역시 동시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치 앞을 알수 없을 만큼 치열한 글로벌 IT시장의 경쟁속에서 그는 미래 먹거리를 찾고 비전을 제시해야하는 막중한 책무도 안고 있습니다.

과거 삼성은 황제적 카리스마에 기반한 리더십으로 움직여졌다면 이재용 부회장 체제는 새로운 리더십에 의해 움직일 것입니다. 이 부회장이 일단을 보여준 새 리더십은 이제 시간을 두고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입니다.

화려한 대관식 대신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삼성후계자의 데뷔를 알린 이재용 부회장. 그의 새 리더십에서 배려와 존중, 겸손과 감성이 녹아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이건희 회장의 뛰어난 예지력과 통찰력을 어떻게 조화시킬 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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