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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바꿔놓은 경제정책, 사실상 '성장률 2%대'로 추락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2015/06/25 11:30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정진우 기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회복세 경제, 메르스로 위기봉착 '중장기 목표→단기 경기부양책']

올 1분기를 지났을 때다. 정부는 갸우뚱했다. 경제 지표가 엇갈린 탓이다. 수출은 안 좋은 반면 걱정했던 소비는 회복 조짐을 보였다.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성장률(3.8%)은 힘들겠지만 3%대 달성은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세수 흐름도 비슷했다. 결손 가능성이 높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이었다.

좋지도, 그렇다고 아주 나쁘지도 않은 경기 상황 속 고민은 깊어졌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비상 카드’는 그렇게 6월말로 미뤄졌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확인할 수 있고 전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추경 등을) 판단하자는 게 정부 인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고민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한방으로 ‘간단히(?)’ 해결됐다.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경기 대책을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추경을 하지 않았을 경우엔 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메르스로 인해 성장동력이 약해진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스 여파가 불어닥친 6월 첫주 지표를 확인한 뒤 정부는 비상 카드 검토를 시작했다. 메르스는 세월호 참사때보다 소비 위축을 더 심하게 가져왔다. 메르스 발생 이후 2주간 백화점 매출은 그 전 2주보다 29.8%나 줄었고, 대형마트는 14.5% 감소했다. 또 5월1~2주 대비 6월1~2주의 카드 승인액은 숙박업 -8.1%, 여행사 18.5%, 여객운송업 14.8%, 주유소 6.6%, 문화생활 31.2%, 음식점 5.8% 등으로 줄었다. 소비심리 위축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던 것이다.

정부는 이달 보름께 추경 방침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뒤 본격 작업을 진행했다. 청년고용절벽, 수출감소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메르스는 울고 싶은 정부의 뺨을 강하게 후려친 셈이다. 그렇게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바뀌었다. 당초 수출과 해외투자활성화, 청년고용 절벽 해소 등 구조적 문제를 강조하려던 하반기 정책 방향은 재정 등 거시 정책이 주가 됐다. ‘4대 부문 구조개혁’도 상대적으로 뒤로 밀렸다. ‘중장기’보다 ‘단기’에 몰두하게 된 셈이다. 현실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추경을 포함한 15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을 내놨다. 실제 추경 규모는 10조원 수준이라는 얘기인데 세입 부족을 메우는 돈까지 감안하면 실제 투입되는 돈은 10조원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충분한' 수준의 재정보강이라고 하지만 시장이나 경제계의 반응은 좀 다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이 최근 2%대 후반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예상한 3.1% 성장률을 위해선 20조원대 이상의 과감한 재정집행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세입추경을 포함해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내수분야에 세출추경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의 거시정책이 열매를 맺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내건 3.1% 성장의 전제 조건은 ‘충격 극복’이다. 이날 결정한 15조원 이상의 추경을 포함한 재정 보강과 확장적 거시정책 등은 이를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한계가 엄연히 존재한다. ‘충격’의 원인이 ‘메르스’인 상황에서 재정·통화 정책이 갖는 한계다. “사실 메르스 극복이 최고의 경기 부양책”(최경환 경제부총리)이란 얘기인데 메르스 여파가 지속될 경우 꺼낼 카드가 마땅치 않다. 재정 건전성, 세입 추계 등 정부 전망의 문제점 등도 살펴봐야할 지점이다.

거시정책에 묻히긴 했지만 청년고용, 수출, 해외투자활성화 방안 등 구조적 접근을 꾀한 것도 눈에 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절벽 문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역점을 둔 분야다. 직업훈련·중견 기업 인턴을 10만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공공기관과 교사, 사회복지분야 일자리를 대폭 늘린다. 최종 규모는 다음달 중 내놓는다. 외환거래의 사전신고를 사후신고로 전환하는 등 해외투자 활성화 관련 제도 개혁 방안도 별도로 나온다.

비과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눈여겨볼 정책 중 하나다.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 등 세제혜택이 연말 종료되는 상황에서 중산층 재산형성 지원을 위한 새로운 제도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소비를 비롯한 경제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대규모 재정투입 등 확장적인 거시정책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수출과 고용 등 각 분야별 정책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재범 기자 swallow@mt.co.kr,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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