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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차이도 감흥도 없는 KTOP30…거래소 '강추'·업계 ‘비추’

30개중 코스닥 2개 빼면 코스피50지수와 100% 겹쳐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 6일 한국형 다우지수인 케이톱(KTOP) 30지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13일부터 지수가 산출되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미국 다우지수위원회 데이비드 블리처 위원장의 축하 메시지까지 전달하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재벌 비중 등을 볼 때, 과거를 대표할 뿐 시대의 변화를 담지 못한, 혁신성이 부족한 결과물이라는 실망스러운 평가도 적지 않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지수라면 대표성 뿐 아니라 그 시대의 비젼과 철학, 산업의 발전방향을 함께 담아야한다. 단적으로, 거래소 스스로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국정철학에 맞게 자본시장 활성화를 천명하면서 금융 대표주로 보험과 금융지주 2곳만을 선정했을 뿐 증권주는 하나도 넣지 않았다. 한 증권사 사장은 "증권사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아쉽다"고 말했다.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 1, 2위인 셀트리온과 다음카카오만 담았다.

KTOP 30지수는 선진성, 대표성, 시장접근성이 특히 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은 “미국의 다우지수가 미국 경제의 상징이자 주가 상승의 시그널로 자리잡고 있어 국내 증시에도 선진형 지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석 주가지수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는 동안, KTOP 30 지수 구성 종목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과 우량주의 경우 주가가 높아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의 '한국형 다우지수' 개발 추진 발표 이후 시사총액 상위 100개 종목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을 고려하고, 경제 및 시장 대표성 등 5개 부문의 심사를 거쳐 30 종목을 결정했다.

지수위원회는 "원칙적으로 50만원 이상의 고가주는 종목 선정에서 제외되었고 편입 비중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TOP 30 지수는 대표성을 이유로 결국 120만원대의 삼성전자 등을 포함시켰다. 액면분할을 권유했던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의 묵묵부답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그룹에서 7개사,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6개사가 지수에 포함된 것을 볼 때, 처음부터 편입 비중을 제대로 고려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을 조정 계수 0.5 기준으로 조절했음에도 삼성 그룹이 KTOP 3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2%다. 현대차그룹은 15.8%에 달한다. 결국 이들의 주가 등락에 따라 KTOP 30 지수의 사활이 결정되는 셈이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자유소비재, 필수소비재, 금융, 정보기술, 통신서비스 등의 섹터를 나눴지만 각 섹터를 대표하는 종목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한 증시전문가는 "삼성전자의 비중을 조절했지만 기존의 대형주 위주라 큰 차이가 없고 색다르지도 않다"며 "삼성물산 등은 지배구조 문제가 있고 다른 대형주도 그리스 사태와 중국 경제 불안 등 대외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이것이 향후 한국을 대표할 만한 지수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대기업 그룹에서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국내 경제 구조가 대기업 위주임을 볼 때, 전혀 다르게 할 수는 없었다"며 "방식과 비중 등을 볼 때, 차별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에 있는 지수들과 차이가 없다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코스피 50지수의 구성종목과 비교할 때, 코스닥 상장사인 셀트리온과 다음카카오를 제외한 28종목이 겹친다. 코스피 100지수, 코스피 200지수에서도 KTOP 30 지수 중 28개의 코스피 종목이 동일하게 발견된다.

지수를 구성하는 대동소이한 종목들은 펀드매니저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종목은 매우 유사한데, 벤치마크로 삼아야하는 지수의 상승률이 우월하다면 매니저로선 더더욱 비호감일 수 밖에 없다.

코스피 50 지수의 경우, 지난해 1월 초 1,587.6에서 지난 6일 기준으로 1,522.06으로 1년 반 만에 4.13%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KTOP 30지수는 지난 1996년 1월, 880선대의 코스피 지수를 기준으로 산출해 6,200선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TOP 30지수의 구성 종목이나 주가 흐름을 볼 때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며 "한국거래소가 수익 사업으로 여러 지수를 만들고 있는데, 많이 만들어서 그 중 잘되는 것에 대해서 사용권 수익을 얻을 생각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액티브 쪽으로 운용을 하는 입장에서는 지수보다 수익이 중요하겠지만 ETF나 인덱스 쪽에서 보면 KTOP 30 지수의 높은 상승세가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다우지수 역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를 추종한 KTOP 30 지수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우지수가 상승 종목 위주로 정성적 분석을 통해 계산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눈에 띄어야 하지만 현재 나스닥 등 다른 지수들과 오름세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 다우지수도 차별성을 잃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 KTOP 30 지수는 미국의 다우지수와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지수 산출 이후 지수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방송(MTN) 이민재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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