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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바닥 친 포스코 Vs 훨훨 나는 현대제철

염현석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염현석 기자]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의 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8% 하락했고, 당기 순이익은 무려 78%나 줄었다.

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글로벌 철강 업황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마저 줄어드는 이중고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일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은 마친 현대제철은 업황 불황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상황은 엇갈렸는데 그 속을 좀 더 살펴보면 두 기업간 희비는 극명하게 갈린다.

◆ 몸집 커진 현대제철, '선택과 집중' 통해 내실도 다져

현대제철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조1878억원, 4531억원, 2839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4% 감소한 수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20.0%, 22.7% 증가한 수치다.

철강제품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열연과 후판의 판매가격이 내려간 탓에 매출은 줄었지만 고부가 제품인 자동차강판 가격이 동결돼 수익성이 좋아진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건설경기가 좋아져 철근 등 봉형강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1일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마치면서 유·무형의 통합 시너지로 인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14일 서울 양재동 현대제철 본사에서 '현대제철 비전 선포식'이 열린 가운데 우유철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강학서 사장(왼쪽 네번째), 각 공장 노조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14일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100여명은 서울 본사에서 현대제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앞으로 현대제철이 '종합소재 기반의 가치창출 기업'이 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하며 2020년 매출 26조원, 2025년 매출 3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인 29조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현대제철은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철강 수직 계열화를 만들었다"며 "자동차 분야에서 구축한 고객과의 협업모델을 건설, 조선, 에너지 등 다른 산업분야로 확장시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정상화 올인' 포스코, 순이익 급감에 사업·인력 모두 구조조정

최근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고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의혹과 부실기업 고가 인수 의혹 등 기업 신뢰마저 무너진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분기 계열사 부실과 환차손까지 겹치면서 당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76%나 급감했다.

포스코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고, 권오준 회장은 지난 15일 2분기 실적 발표회 자리에서 국내 계열사를 절반으로 줄이고 투자실패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로 하는 등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했다.

쇄신안 발표 직후 계열사 사장단도 대폭 물갈이 됐다.

지난 5월14일 비상경영쇄신위원회 구성 당시 사표를 제출했던 계열사 대표 중 이미 현직에서 물러난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 외에 포스코P&S, 포스코엠텍, SNNC, 포항스틸러스, 포스코AST 대표 등의 대표이사가 추가로 교체됐다.

이들을 포함한 25명이 포스코를 떠나게 됐고, 18명이 징계를 받는 등 총 43명의 임원이 인사조치됐다.

권 회장이 밝힌 바와 같이 투자실패와 경영부실 책임을 지거나 그룹 전체 쇄신을 위해 용퇴하는 경우도 포함됐다.

경영진들의 대규모 물갈이로 포스코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쇄신 실천다짐 선서를 하고 있다.

권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쇄신안 발표 다음날(16일) 서울 포스코 센터에서 1600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쇄신 실천다짐을 위한 선서를 했다.

권오준 회장이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하고 실천의지를 보였지만 업계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발표한 쇄신안은 권오준 회장으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만 있다"며 "국내외 계열사 구조조정 등 구체적인 쇄신안을 발표하긴 했지만 구조조정 계열사를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미뤄보면 권 회장이 쇄신안을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포스코가 구조조정 계열사를 밝히지 않는 등 쇄신안에서 핵심이 빠져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인 철강 수요가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주가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hsyeo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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