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현장+] 실망스런 하나카드 전산통합 사고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애리 기자]
하나카드가 최근 전산 오류로 체면을 구겼습니다.
하나카드는 지난 20일 각각 운영하던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전산통합을 진행했고, 사전에 당일 새벽 0시~5시까지 거래가 중단된다고 고지했습니다.
하지만 전산통합 이후 이틀 연속 체크카드 승인이 불통되는가 하면, 3200명 고객 계좌에서 일순간 무단으로 2억원이 빠져나가는 대형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서버에 과부하게 걸리면서 전산시스템이 불안해졌다는 게 회사측의 해명입니다. 인출된 금액은 재입금됐고, 현재는 정상화됐다고는 합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들은 큰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한 배경부터 수습하는 과정까지 실망스러운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두 회사의 통합을 선언한 때는 지난해 8월. 1년 가까이 전산통합에 매달려온 것을 감안하면 갑작스런 트래픽 증가 때문에 그런 대형사고가 이틀이나 이어진 것은 준비가 안일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전산통합 기일을 좀 늦추더라도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하는 대목입니다.
사고 이후 하나카드의 대응도 아쉽습니다.
왜 카드 승인이 거절됐는지, 무단인출 원인은 무엇인지, 재입금하고 나서 한동안 별도의 고지도 없었습니다.
불안하고 성난 고객들의 문의 폭주로 제대로 된 전화 상담도 안됐습니다.
하나카드는 사고발생 12시간 이후에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그 이후에 고객들에게 별도 사과 문자와 전화를 거는 등 '사후약방문'식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외환은행 통합이 진행될텐데, 이번 사태를 비춰보면 더 큰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하나카드는 이번 일로 금융회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라는 중요한 키워드에 크게 금이 났습니다.
어긋난 금을 메우기까지는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