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 현장+]보험·은행·운용사 100% '찬성'..왜 이럴까요

최종근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종근 기자] 지난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일제히 찬성표를 던진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의결권 행사를 공시한 국내 기관 38곳 모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상장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기관은 찬반 여부 및 그 이유를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국내 운용사 중 삼성물산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은 "장기적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합병에 찬성하는 것이 펀드 수익자의 수익률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찬성 이유를 밝혔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의 주주총회에서 종종 반대의견을 냈던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창출로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다른 기관들도 대체로 합병 시너지를 이유로 들며 일제히 찬성했다.

이에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유일하게 반대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같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은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KB국민은행은 보유 주식의 일부인 500주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위탁자의 반대의견 표시 행사에 따른 것이다. 나머지 2만2,820주에 대해선 찬성표를 행사했다.

국내 기관들은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 할 수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단일 주주로는 최대인 국민연금이 찬성 방침을 밝힌데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동을 걸면서 외국계 자본과 싸우는 판세가 다른 목소리를 내기에 더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복수의 운용사 임원들은 "국민연금이 찬성을 한 마당에 다른 의견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한 임원은 "삼성그룹은 국내 최대의 금융 계열사들을 두고 있다"며 그 위상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제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국내 의결권 자문기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이 합병 반대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제로' 였다는 사실을 자못 우려하고 있다. 의결권 전문가들의 권고와 다른 '100% 찬성' 문화가 운용사에 돈을 맡긴 투자자, 연기금의 가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기관은 이른바 '거수기' 비판에 자유롭지 못했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61개 자산운용사가 행사한 의결권 내역을 일제 점검한 결과, 의결권 행사 2,695건 중 반대비율은 7%(189건)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만약 국내 기관의 압도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은 승인이 쉽지 않았다. 역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한 기관들이 합병의 일등공신이었던 셈이다. 합병 성사 이후 기관들은 삼성에 어떤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그 기관에 돈을 밀어준 투자자들에겐 어떤 이익이 돌아올까. 궁금하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