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주주증명서 돌연 반납..결국 '먹튀'?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승원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24일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화재 등 삼성 3개 계열사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 삼성SDI와 삼성화재 각각 1%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실질주주증명서는 주주가 주주권 행사를 위해 해당 시점에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다. 주주 권리 행사 또는 법원에 주주 관련 소송을 제기할 때 필요하다. 다만, 주주증명서를 반납하면 해당 주식에 대한 처분 제한이 풀리기 때문에 언제든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엘리엇이 삼성 계열사 주식 매각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승인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평가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지분을 처분하고 나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엘리엇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약 1,112만주(7.12%)에 대한 매수 평균단가는 주당 6만원 선으로 추정되는데 전일 종가는 이보다 낮은 5만7,900원이라 손해를 보고 있다.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행사 가격이 5만7,234원이기 때문에 역시 손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목적이 매각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질주주증명서는 발급 사유와 기관이 명시돼 있어 그 목적이 달성되면 반납하기도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주대표소송 등 다른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증명서를 재발급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