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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커피시장에 부는 가격파괴 바람 '미풍일까 태풍될까?'

유지승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유지승 기자] 음료 전문점들이 밀집된 강남역 지하상가 한켠. 한 눈에도 점포별 매출 희비가 극명히 갈린다.

어떤 매장은 밀려드는 주문에 직원들이 눈코뜰새 없이 바쁜 반면, 어떤 매장은 한산하다 못해 손님 발길이 아예 끊긴 모습이다.

북적이는 인파를 목격한 뒤 호기심에 발걸음을 멈춘 곳에는 '커피 한 잔 1500원'이라는 큰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요즘 뜨고 있다는 빽다방이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맛을 봤다. 가격 대비 만족도는 단연 괜찮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다보니 메뉴에 있는 2000원대의 원조커피와 옛날팥빙수도 눈에 들어온다. 옆에 있는 학생들은 '빽다방 홀릭'이라며 연신 즐거워한다.

맞은편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1,000원대의 생과일 주스가 난리다. 여기도 줄을 서지 않으면 주스를 사먹을 수가 없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프랜차이즈 확장세가 대단하다.

빽다방의 경우 작년에 2개에 불과했던 매장이 현재 165개로 늘었고, 이미 300개점까지 가맹점 예약이 돼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점포 수가 400개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쥬씨도 본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기 시작한지 석 달만에 50개점을 넘어섰다. 현재는 일주일에 매장 3~4개를 오픈하는 속도라고 한다. 쥬씨 측은 최근 가맹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수용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매장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이 가격에 마진이 남을까'란 일각의 우려와 달리 이들 브랜드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비결이 무엇일까. 우선 강남, 건대입구, 영등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오픈하되, 카페형이 아닌 테이크아웃형 소형 가맹점을 내세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였다.

또한 광고를 하지 않는 등 지출도 줄였다. 실제 두 곳 모두 광고비 지출 비중을 두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커피·주스 전문점, '여유' 혹은 '긴장'

이 같은 저가 커피 전문점 등장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먼저 언뜻 보기에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고가 커피 전문점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커피 값이 4000~5000원대에 달하지만 테이크아웃점이 아닌 카페형 매장이라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고, 매장 분위기와 커피 맛에 길들여진 충성고객 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매출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전체 시장규모가 커져 선순환 성장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디야'와 같은 기존 저가 음료 전문점에는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업계 의견도 나온다.

당초 이디야는 다른 브랜드의 절반 가격인 2000원대의 납득할 만한 가격으로 시장에 안착해 1,600여개라는 국내 최대 점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반값 커피의 등장으로 기존의 저가 커피의 대명사였던 이디야가 중가 커피가 돼 버렸다.

이런 가운데 저가 음료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업체들도 있다. 카페베네는 지난 6월 2000원대 음료로 특화된 '카페베네 126 베이글'을 론칭했고, 맥도날드는 지난 1월 맥카페를 새단장하고 음료 가격을 낮췄다. 현재 아메리카노를 300원 내린 2000원에 판매 중이다. 저가 커피 가격이 1500원으로 고착화되는 가운데 시장 안착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규모는 지난 2007년 1조5500억원에서 2012년 4조원을 돌파하며 4조6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또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84잔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량 증가하는 등 커피에 대한 수요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가격 거품을 뺀 저가 음료 전문점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으면서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매년 거침없이 가격을 올려온 고가 커피 업계와 반도 안되는 값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중인 저가커피 업계가 동반성장을 할 것인지, 아님 일전을 벌일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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