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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늦둥이 감열지가 효자"...창립 50주년 맞은 한솔제지

심재용

[머니투데이방송 MTN 심재용 기자]

▲감열지(感熱紙)가 뭐길래

감열지(感熱紙)는 열을 가하면 발색(發色)하는 화학 물질을 표면에 바른 종이를 말합니다. 열을 가한 부분이 검은색 등으로 변색되기 때문에 열만 있으면 정보를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영수증이나 은행 순번대기표가 바로 이 감열지입니다. 다른 용지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잉크소모가 없다는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른 종이제품들에 비해 마진도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제지업계에서 감열지에 관심을 둔 업체는 많지 않았습니다. 약 10여년전인 2005년부터 감열지시장을 눈여겨 봐온 한솔제지가 예외였지만, 역시 사업초기에는 업계 안팎으로부터 별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전통적인 인쇄용지, 산업용지의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과 5년만에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변했습니다.

▲정체기에 접어든 종이시장

호황 누리던 제지시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내수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수출환경은 중국의 약진으로 힘겨워졌습니다. 종이를 대체하는 수단들도 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문용지들은 인터넷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신문용지의 강자였던 전주페이퍼가 올해 창립이래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제지시장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제지시장이 이처럼 정체,위축되면서 빛을 발한 분야가 바로 감열지입니다. 세계 감열지 시장은 지난 2010년부터 성장기에 접어들어 2012년부터는 매년 5%씩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연간 시장규모는 130만 톤에 달합니다. 일찌감치 감열지 생산에 뛰어들었던 한솔제지도 비로소 선점효과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5년전만해도 계륵같았던 감열지 등 특수지 매출이 이제 한솔제지 전체 매출의 25%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가장 늦게 시작한 '늦둥이' 감열지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럽 감열지 업체 빅3 모두 인수

감열지에서 가능성을 본 한솔제지는 과감했습니다. 2013년 유럽 1위 감열지업체인 샤데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유럽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텔롤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유럽 2위 규모의 감열지 가공 및 유통업체인 R+S까지 사들였습니다. 불과 3년만에 유럽 빅3 감열지 업체를 모두 품은 셈입니다. 단순한 회사 인수라기보다는 생산과 판매, 유통 3박자를 갖추면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의미가 큽니다. 게다가 감열지 수출가격이 지난 4월 톤당 130만원에서 올해안에 160만원대로 오를 것으로 보여 '인수 효과'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창립 50주년...지배구조 재편으로 공격적 경영 가능

한솔제지가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한솔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솔그룹은 올해 초부터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습니다. 지난 1월1일 한솔제지가 투자부문인 한솔홀딩스(존속법인)와 사업부문인 한솔제지(신설법인)로 인적분할을 시행한 겁니다. 이로써 한솔제지는 한솔개발 등 부실 자회사에 대한 지원 업무를 한솔홀딩스에 넘겨주고 온전히 자신들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한솔제지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회사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창립 50주년을 맞은 오늘(1일)에는 2020년까지 '제지사업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물론 이같은 목표에는 감열지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자신감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종이 산업 자체가 갖는 리스크들(원자재 비용의 상승, 환율)등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도 주목해야할 부분입니다. 흑자행진을 하던 감열지가 갑작스런 유로화 약세로 올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은 대외리스크 대응이 종이산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심재용(m3rdjoy@mtn.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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