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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한화투자증권 사내 갈등 격화…고객·직원들은 불안

최종근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종근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일부 임직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5일부터 '서비스 선택제' 실행에 들어갔다.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의 주식 위탁계좌를 온라인전용 계좌인 '다이렉트계좌'와 전담PB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는 '컨설팅계좌'로 나누고 계좌별로 수수료를 달리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컨설팅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만 개별 주식 투자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정율 방식의 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폐지하고 단순 정액수수료만 부과키로 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로 한번 거래할 경우 기존에는 2,950원(0.10%×약정금액+1,950원)만 부담하면 됐지만 이제는 6,950원(다이렉트 계좌 6,950원+유관기관 제비용) 이상을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반면 500만원 이상을 다이렉트 계좌로 투자할 경우 기존보다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수수료가 거래 건당 과금되기 때문에 횟수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온라인 실적 모두를 직원 개인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면서 "수수료율이 정률로 되어 있으면 고액 주문을 내는 고객이 저액 주문을 일삼는 고객에게 보조금을 주는 형국"이라며 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특히 주식을 하루에도 몇번씩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투자자라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동일 거래일에 같은 주식을 여러 차례 거래해도 이를 한 건의 거래로 인정해 약정 금액을 합산해 수수료를 적용했지만 이제는 건별로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하루 동안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투자자들의 경우 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는 주 사장이 그동안 주장해 온 '과당매매' 철폐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증권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과당매매를 꼽았다. 지난해에는 '주식매매 회전율과 수익률의 상관관계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잦은 빈도의 소액 거래는 투자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고, 주식 매매회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이에 대한 직원과 지점의 수익을 인정하지 않는 성과급 체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테일 임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서비스 선택제의 시행으로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에 따라 고객과 영업사원의 연쇄이탈로 영업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제도 도입에 그동안 강하게 반대해 왔다.

지난달 30일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지역 사업부장과 지점장 53명은 주 사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서비스 선택제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사업부장 2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는데 사장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리테일 임직원들의 집단 반발에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소액거래 투자자들의 경우 수수료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거래 체결에 따른 추가적인 네트워크 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건별 수수료 부담을 늘리는 것은 고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 선택제 시행으로 PB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컨설팅 계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3천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하는데 이 기준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한 내부 관계자는 "서비스 선택제 도입으로 3천만원 이상인 사람과 이하라는 기준으로 투자자를 구분했는데 이 기준이 어떤 방식으로 설정됐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예치금이 3천만원 이하인 사람은 사실상 다른 회사에서 서비스를 받으라는 일종의 선을 그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 사장이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 온 고객보호에 대해서도 '알맹이가 없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서비스 선택제 도입으로 컨설팅 계좌가 신설되는데 이 것이 진짜 고객을 위한 제도라고 한다면 프라이빗뱅커(PB)들이 올바르게 컨설팅 할 수 있도록 평가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시스템화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이러한 부분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내부 직원들은 이번 내홍의 원인으로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주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사 정책을 미리 밝히거나 자신의 생각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정작 회사 내부와의 소통은 부재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 선택제 뿐만 아니라 주 사장이 그동안 여러 실험적인 정책들을 발표하고 도입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내부 임직원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인 지시로 시행되는 것에 따른 반발이 이번에 터졌다는 것.

주 사장이 매주 금요일마다 직원들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이른바 '주톡'에 대해서도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직원들과 소통했다고 하지만 통상 일방적인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할당이 떨어져 강제로 참석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갈등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최근 사태로 많은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한화투자증권의 정규직 직원수는 950명이다. 주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2013년 6월 30일 기준 1,451명)과 비교해 501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반영된 결과지만 최근에는 이와는 별개로 인력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고객들도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고객 입장에서는 불안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주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한화그룹은 주 사장의 후임으로 사실상 여승주 부사장을 내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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