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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중금리 대출 활성화' 골머리 앓는 금융당국…커지는 부실 우려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 A씨는 개인적으로 목돈이 필요해 한 은행에 대출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용등급이 5등급으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대안으로 저축은행을 갔더니 은행보다 금리가 5배나 높은 대출 상품을 제안하더군요. 요즘 저금리 시대라더니, 착잡한 심정입니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1~4등급의 고신용자들에게 대출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A씨처럼 5~7등급의 이른바 '중신용자'들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제2금융권이 거의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20~30%가 훌쩍 넘는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금리 단층 현상이 심각합니다. A씨처럼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5~6등급의 중간 신용등급자들이 120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정부, 정치권 할것없이 10%대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입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중금리 대출은 뜨거운 감자였고, 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는 의원들의 잇단 질타에 임종룡 위원장은 "올해 안에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위원장은 "연내 중금리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답했다


금융위를 중심으로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TFT은 국정감사 뒤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이렇다할 묘안은 없는데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아섭니다.


최근에는 이 일환으로 추진하던 '은행-저축은행간 중금리 연계 대출 활성화를 위한 MOU'를 임종룡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한다는 계획까지 짰지만 물거품이 된 쓰라린 기억도 있습니다.


중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과 저축은행을 1대1로 매칭시켜주고 연계 대출 실적에 따라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복안이었으나 당사자인 은행과 저축은행들의 반대에 부딪힌 겁니다.


같은 계열의 은행과 저축은행은 상관없지만 비지주 계열의 은행과 저축은행들은 수수료 문제 등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렸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금융당국이 무리수를 두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개혁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중금리 대출을 빌미로 금융사 가격이나 상품에 개입하는 '그림자규제'를 또 내놓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계 등 전 금융사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를들어 중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한 저축은행에는 의무대출비율 산정에 가중치를 주고, 부대업무를 우선 승인 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겁니다.


일부 은행들은 이런 정부 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이미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고 경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앞다퉈 상품을 출시하면서도 속으론 제대로 상환 받을 수 있을지 부실 우려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압박에 떠밀리듯 몇몇 은행들을 중심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에 불이 붙었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때 부실 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연 6.87~18%의 중금리 대출 '셀렉트론'을 출시해 2조원이 넘는 대출을 취급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SC은행이 치솟는 부실율에 못 이겨 결국 상품을 폐지해야 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중금리 대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으나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부가 보증을 해준다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겠지만, 이 경우 중신용자들의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장이 못 박은 '올해 안'이라는 시한이 다가온다는 부담감 속에 금융당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가운데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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