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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고 50억 안되는 내 자투리펀드, 이참에 정리할까

다음달 일제정리 캠페인 시행..전문가 "손실 확정된 펀드보단 성장 펀드로 갈아타야"
박승원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승원 기자] 금융당국이 자투리 청산작업 4년만에 대대적인 정리 작업에 돌입한다.

다음달부터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공동으로 자투리펀드 일제정리 캠페인을 실시하는 한편, 정리가 미흡한 자산운용사에겐 신규펀드 등록 제한 등 패널티를 부과해 정리를 촉진키로 했다.

기존 자투리펀드 외에 신규 펀드 출시도 제한해 자투리펀드 비중을 내년 2월말 20%에서 내년 말 5% 내외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펀드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한 소규모 펀드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자투리펀드 정리 '정체'..6월말 현재 36.3%

올해 6월말 기준 소규모펀드 수는 815개로 전체 공모펀드(2,247)의 36.3%에 달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1년 6월부터 업계와 공동으로 전체 공모펀(추가형) 대비 소규모펀드 비율을 10%로 낮추는 목표를 수립하고 강도 높게 추진하며 50%에 육박했던 비율이 2014년말 35.8%까지 내려갔지만, 이내 상승 반전했다.


세제혜택펀드 등 구조적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펀드가 존재하는데다 정리에 따른 판매사의 민원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 운용사들의 소규모펀드 정리가 부진한 탓이다. 여기에 시장 상황과 유행에 따라 타사 펀드를 복제해 펀드를 출시하는 관행이 만연한 상황에서 대형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백화점식 상품 내놓기에 열을 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윤규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그동안 소규모펀드 양상에 따른 운용 비효율성과 수익률 저하 우려 등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소규모펀드 일제정리를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소규모펀드의 증가를 제도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월 '일제정리 캠페인' 시행..정리 미흡 운용사에 신규펀드 등록 제한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꺼내든 카드는 소규모펀드 일제정리 캠페인이다. 판매사 직원들의 민원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공동으로 일제정리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각 운용사별로 수립한 소규모펀드 정리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독려해 내년 2월까지 406개, 5월까진 175개를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세제혜택펀드 등 구조적으로 정리가 어려운 펀드 가운데 부실자산펀드를 제외한 여타 펀드에 대해선 내년 5월 중 정리 계획을 재수립해 정리에 나서기로 했다.

자산운용사의 소규모 펀드 정리 독려와 함께 판매사의 민원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정리와 관련된 민원은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의 민원 건수 산정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소규모펀드 정리를 촉진하기 위해 정리가 미흡한 자산운용사에 대해선 직·간접적인 패널티도 부여된다. 정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규 펀드 등록을 중단키로 했다. 또, 모자형 펀드나 클래스(종류형) 펀드 외의 목표 비율 또는 개수를 충족할 때까지 신규펀드 등록을 제한하고, 운용사·판매사별 소규모펀드 현황을 매분기별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했다.

기존 소규모펀드 정리 외에도 신규 출시도 제한키로 했다. 기존 펀드와 유사한 펀드는 모자형 구조나 클래스(종류형) 펀드를 활용해 기존펀드와 통합 운용하도록 지도하고, 정리 실적이 미흡한 운용사의 경우 신규 펀드 등록시 보다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규 펀드가 소규모펀드가 되더라도 정리가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펀드 설립 단계부터 정리 제도를 반영키로 했다. 구체적으론 소규모펀드가 될 가능성이 큰 펀드(설정일부터 6개월내 운용규모 15억원 미만)는 일정 시점에 운용사 대표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로 자동 전환되도록 펀드를 설계하기로 했다.

향후 금융당국은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소규모펀드를 지속적으로 줄여 그 비중을 내년 2월말 20%에서 내년 말 5% 내외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 실장은 "소규모펀드 감축 노력의 성패는 대형 운용사의 협조에 달려 있다"며 "수탁고 상위 10개사 가운데 8개사는 평균 운용 펀드수가 160여개에 달하는 만큼, 대형사가 정리계획에 따라 적극적으로 움직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실 확정된 펀드보단 성장 펀드로 갈아타는 게 바람직

소규모펀드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이번 펀드 정리를 기회 삼아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소규모펀드에 가입해 손실을 본 투자자의 경우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지만, 수익률 측면에선 오히려 규모가 크고 성장하는 펀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손실을 보지 않은 펀드 투자자의 경우 정리에 대한 큰 부담이 없지만, 손실을 본 투자자는 펀드가 없어져 불만이 클 것"이라며 "손실은 현재 확정된 것이고, 앞으로 운용이 잘 되는 펀드로 변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투리펀드보다 규모가 큰 펀드가 펀드의 운용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내키지 않겠지만, 이번 기회에 정리하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한 때 마케팅 대상이였던 펀드가 부진해지면서 자투리펀드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성장하는 펀드로 갈아탙는 것이 투자기회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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