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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사마천에서 샤오미까지,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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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축적하는 중국인 특유의 능력을 중국 역사와 그 속의 인물들에서 찾아내 설명한 책이 나왔다. 『사기』(서해문집 간)의 역자로 잘 알려져 있는 저자는 문화대혁명으로 피폐해졌던 중국 경제가 단기간에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성장한 것도 장구한 전통을 지닌 중국 고유의 ‘상업전략’에 기인한 것이라고 파악한다.

이름도 없던 IT 회사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을 거듭하자 일각에서는 그들이 ‘짝퉁’ 제품을 만든다며 폄하했다. 하지만 저자는 객관적 사실로 이를 반박한다. 샤오미는 뛰어난 소프트웨어 실력을 기반 삼아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자사 사이트에서 직판하여 유통비를 줄였다. 제품을 소량 출시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키우는 ‘헝거 마케팅’도 힘을 발휘했다.

이를 기반으로 샤오미는 2013년 7월 출시된 스마트폰 ‘홍미’를 한화 약 15만원에 내놓아 90초 만에 10만 대를 팔아치웠다. 저자는 이와 같은 중국인 특유의 박리다매식 판매는 그 기원이 재신(財神) 백규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한다.

중국은 분명 IT 후발국이지만 그들은 짧은 기간에 초거대 IT기업들을 만들어냈다. 알리바바 그룹의 총 교역량은 아마존의 두 배, 이베이의 세배에 이른다. 바이두는 중국 인터넷 검색의 80퍼센트를 점하며 5년 새 11배나 성장했다. 텅쉰은 중국 SNS 시장의 70퍼센트를 점유하며 같은 기간에 9배 성장했다. 이 세 기업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더불어 세계 6대 인터넷 기업이라 불린다. 책은 이 기업들의 성장사를 핵심만 짚어 보여주고 있다.

책은 대표적인 중국 부호들의 인생 궤적을 추적한다. 2007년도 중국 부호 랭킹 1위를 차지한 양후이옌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비구이위안 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홍콩 증시에 상장시켰다. 리카싱(리자청)은 14세 때 외숙 가게의 보조원에서 출발하여 아시아 최고의 갑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저자는 그의 경영 수완과 함께 ‘적은 돈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않는 사고’를 일화로 들려준다. 스위주와 추스젠처럼 실패의 경험을 딛고 불굴의 의지로 일어선 사례도 보여 준다.

이런 사례를 살피면서 저자는 부를 축적하는 중국인 특유의 능력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제시한다. 우선 중국은 역사적으로 세계 제1의 상업국가라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국인들은 재물과 계산에 대한 특출한 감각을 키웠다. 사마천은 『사기』의 「화식열전」 편에서 탁월한 능력으로 재물을 모은 고대 중국인에 대한 고전적 기록을 남겼다. 사마천이 남긴 다음과 같은 명언은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이 암송하고 있다.

“가난에서 부를 추구할 때, 농사가 공업보다 못하고 공업은 상업에 미치지 못한다. 아낙네들이 방직물에 자수로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어 얻는 수입은 시장에서 문에 기대어 장사하는 수입만 못하다. 이는 말업인 상공업에 종사하는 것이 가난한 자가 부유해지는 주요한 수단임을 말해준다.”

저자는 이러한 상업의 전통을 면면히 이어 온 결과 중국인들이 ‘부자가 되려는 염원과 열망을 품고 생업과 교역 활동 의지로 충만한 사람들’이 되었다고 말한다. 중국인들은 병법에서조차 상술의 원리를 찾아냈으니, 『손자병법』과 『삼식육계』를 통해 협상과 담판의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 그 예다.

저자는 특히 『사기』의 「화식열전」 편을 중시하여 이를 기반 삼아 부록에 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청조의 호설암, 홍콩 리카싱을 그 전통의 계승자로 들어 부연한다. 바이두 창업자 리옌홍은 그와 같은 전통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기술 자체는 유일한 결정적 요인이 아니다. 상전(商戰)의 책략이야말로 승패를 결정하는 진정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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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 사마천 화식열전에서 샤오미 스마트폰까지’ = 소준섭. 한길사. 372쪽. / 분야 : 중국경제 / 값 : 18,000원



김선태 기자 kstkks@me.com

[MT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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