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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휘몰아치는 환율전쟁의 회오리→코스닥 대폭락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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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최종근 기자]


< 앵커멘트 >
요즘 '마이너스 금리'라는 단어,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경쟁적으로 주요국들이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들거나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요. 결국은 자국의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경기를 부양해 보겠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환율전쟁의 시작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증권부 최종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 최 기자, 지금 어떤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살펴보죠.

기자) 마이너스 금리를 쉽게 설명하자면 민간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죠.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예치금리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고요.

스위스와 덴마크는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지난 11일 마이너스 기준금리 폭을 확대키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역시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는데요.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오는 16일부터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새롭게 예치하는 자금에 수수료를 연 0.1% 부과키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의 사례도 주목해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약 4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되어 왔는데요.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최근 하원과 상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 시점 연기를 시사했습니다.

여기에다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유럽을 비롯한 각국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금리를 한차례 올린 미국마저 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시장에서는 해석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중국의 추가 위안화 절하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로 중국 당국이 위안화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결국 부양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왜 경쟁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일단 이론적으로는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시중의 통화량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또한 통화 약세는 수입물가가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목표 물가상승률을 맞출 수 있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울러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민간은행들이 돈을 지불하고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예치금을 줄여 대출 규모를 늘리게해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이미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고요.

전세계 교역량이 줄고, 수요가 부진하면서 수출 경쟁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야 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교역량이 늘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일종의 제로섬 게임, 이웃나라의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근린궁핍화 정책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이러환 과정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실제 경기 둔화 우려는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와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 반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최근에 유럽의 은행들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세계 경기 둔화로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난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은행들의 수익성 저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이치뱅크의 후순위 전환사채 이자를 내년에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산의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 CDS 프리미엄이 급증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재정위기 당시처럼 유럽 은행시스템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 결정 이후 은행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데요.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의 주가가 크게 폭락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고요.


앵커) 그런데 말입니다. 경쟁적으로 각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자국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면,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일정부분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자국의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쟁이 심화되면 한 국가의 환율이 올라도 상대적 통화가치는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또한 일본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면요. 최근 주요국 증시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선진국 증시 중에서는 일본의 낙폭이 매우 큽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9일과 10일에도 각각 5.4%, 2.31% 급락했고요. 오늘은 장중 5% 넘게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직격탄이었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인해 은행주 주가가 급락하고 있고요.

당초 일본이 기대했던 엔저 대신 엔고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도 이점을 간과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통화량을 늘리면 엔저가 이론적으로 예상되지만,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공포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대거 강화됐고, 엔화 매수세가 매도세력을 압도한 거죠.

실제 흐름을 보죠.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121엔선까지 올라서며 엔저 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잠깐이었어요.

미국에서 소비와 제조업 경기지표가 몇건 안좋게 나오자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이 커졌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어제 잠시 110엔까지 떨어졌거든요. 이는 1년 4개월래 엔화 가치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엔화가치의 무서운, 매우 빠른 폭등입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한데 통화량만 늘린 꼴이 됐다는 거죠. 가뜩이나 일본의 자산가들이 은행에 돈을 맡길 메리트가 완전 사라져버려, 돈이 떠도는 유동화 현상만 증폭됐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앵커) 이번엔 국내 주식시장을 긴급 점검해보겠습니다. 코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죠?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오전 11시 55분경 코스닥 지수가 8% 넘게 급락해 594.75까지 떨어지면서 일시적인 거래 중단 조치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현재 거래는 재개되었으나 여전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11년 8월 9일 이후 4년6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또한 코스닥지수가 6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2월 11일 이후 1년 만입니다.

코스닥 시장 업무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8% 넘게 하락한 채로 1분간 지속하면 20분 동안 코스닥 시장의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됩니다.

앞서 오전 11시 40분경에는 코스닥 150선물 가격이 6% 이상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주의 거품 부담이 큰 와중에 안전자산 선호라는 불똥이 튀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 국면에서는 개별 기업들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무시되고 무차별적인 주식 매도, 즉 엑시트가 나타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유사한 장면이 한동안 반복됐습니다.

앵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증권부 = 최종근 기자 (cj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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