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현장]롯데 경영권 분쟁, 곧장 3라운드로...핵심은 신격호 판단력
이대호 기자
< 앵커멘트 >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언제쯤 끝을 맺을까요? 어제(6일)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신동빈 회장이 승리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바로 3라운드를 예고했습니다. 반대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서 들어보죠.
이대호 기자!
< 리포트 >
1) 어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는 이변이 없었던 거죠?
네, 어제(6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는 이변 없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대주주 자격으로 임시 주총까지는 소집할 수 있었지만, 의결권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신동빈 회장 등 현 경영진을 교체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작년 7월 경영권 분쟁 이후 열린 두 번의 주주총회에서 모두 승리하며, 일본 주주들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입증 했습니다.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원톱'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며, 계열사 상장 등 그룹 개혁을 변함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2) 하지만 이번 주총으로 경영권 분쟁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어제 주총 직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경영진 해임을 계속 시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부당한 압력이 개입됐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며, 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가진 종업원지주회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경영진 해임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향해 주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경영활동 방해와 갈등 조성 행위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을 지원하는 측근들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는데요.
롯데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러한 갈등 조성 행위가 신 전 부회장 주변의 일부 측근들만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그들은 롯데의 경영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로 어떠한 대의와 명분도 없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news1/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3) 그래도 올해 안에는 어떻게든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고요?
핵심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될 전망입니다.
일본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한다 하더라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온전치 못한 상황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주장할 명분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오는 9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두 번째 심리가 열리는데요. 이번에는 정신 감정을 위한 병원 지정과 입원 여부 등을 논의하게 됩니다.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는 6월 전후로 나올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그 결과에 따라 롯데 경영권 분쟁은 '완전 종결' 혹은 '지속 분쟁'으로 갈릴 전망입니다.
4)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끝난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 전 부회장이 더욱 궁지에 몰릴 수도 있는데요.
신동빈 회장이 지난 1월 일본 광윤사를 상대로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취소' 소송까지 걸어 놓은 상태여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악의 경우 광윤사 대표이사직까지 잃어버리고, 롯데홀딩스에 대한 광윤사 의결권(지분율 28.1%)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작년 10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신 총괄회장 지분 1주를 넘겨받으면서 광윤사 지분 과반(50%+1주)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동빈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는 한편, 자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는데요.
만일 한국 법원에서 신 총괄회장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법원에서 신 총괄회장 위임장은 효력 없는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면 위임장을 바탕으로 행했던 이 모든 것이 무효가 되는 셈입니다.
이 경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끝난다고 볼 수 있겠죠.
다만,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계열사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로서 끊임 없이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