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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아모레퍼시픽의 거꾸로 가는 경영 투명성

'내부자 출신' 사외이사, 감사위원회도 장악...국정원 출신 10년 임기 사외이사도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2016/03/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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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K-뷰티를 이끌어가는 우리나라 대표 화장품 기업인데요. 그런데 경영 투명성은 기업 성장세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내외 연기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내부자 출신'을 사외이사로 들이려 하고 있는데요. 내부자 출신 사외이사들로 감사위원회까지 장악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커질 전망입니다. 회의 한번에 1,000만원 넘게 지급하는 이사 보수도 더 증액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호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이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모레퍼시픽의 지주회사인데, 이곳에서 2년 연속으로 '내부자 출신'을 사외이사로 앉힐 예정이라고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는 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옥섭 바이오랜드 부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옥섭 사외이사 후보는 아모레퍼시픽 전신인 '태평양'의 화장품생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으로, 지난 2005~2008년 부사장급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을 지냈고 2009년에는 이 연구원 고문 등을 맡은 '아모레 사람'입니다.

때문에 사외이사로서 경영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지적이 높습니다.


2) 아모레 측은 이런 지적을 모르고 있나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하자가 없으니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상법(542조)은 해당 계열사에서 2년 이내 근무했던 사람만 사외이사 선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계열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법률상 냉각기간(2년)이 너무 짧은 문제가 있다"며, "계열사 임원 출신은 독립성을 갖기 어려워 퇴임기간에 상관없이 반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3) 그런데 이런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MTN 취재결과 아모레는 지난해에도 내부자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려 했고, 당시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저지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5년 3월 20일 열린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총에서 당시 이우영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국민연금과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미래에셋,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6개 기관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우영 사외이사는 지난 2001년~2010년까지 10년 동안이나 태평양제약(현 에스트라) 사장을 지낸 '아모레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사명을 '에스트라'로 변경한 태평양제약은 아모레퍼시픽그룹 100% 자회사입니다.

당시 주총에서 미래에셋은 "최근 5년 이내 당해 회사 또는 계열회사에 재직한 이력이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을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이우영 후보가 사외이사로서 최대주주와 독립적 지위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영진을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상당한 의심의 여지가 있으므로 반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같이 국내외 연기금과 펀드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아모레는 '불법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표 대결을 통해 이 사외이사 선임을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도 2년 연속으로 '내부자 출신'을 사외이사로 앉히려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외이사 3명 중 2명이 아모레 출신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나머지 사외이사 1명(신동엽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서경배 회장과 '같은 학교 같은 과(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이어서 사외이사 전원이 독립성에 의심을 사는 상황입니다.


4) 사외이사 선임뿐만 아니라 감사위원회도 통째로 독립성에 의문을 사고 있다고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부터 감사 제도를 상근감사 1인에서 감사위원회로 변경할 계획인데요.

감사위원회 위원 3인(신동엽, 이우영, 이옥섭)이 모두 독립성을 의심받는다고 지적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사회뿐만 아니라 회사의 회계와 업무를 감사할 감사위원회마저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법률 범위에 들어오면 감사위원을 할 수 있는 독립성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전에 근무하던 분이어서 (독립성 의문)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외부 시각으로도 봐주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선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 사외이사 독립성 문제는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뿐만 아니라 자회사 아모레퍼시픽도 마찬가지라면서요?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18일 주총에서 엄영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입니다. 엄 후보 역시 서경배 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입니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은 또 다른 사외이사 이언오 씨의 재선임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언오 사외이사 재선임을 두고 "신규임기 포함 재임연수가 8년이 돼 장기연임은 독립성을 저해한다"며 반대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이언오 사외이사는 국정원 출신으로,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오는 2018년 3월까지인 임기를 감안하면 10년 가까이 아모레 사외이사를 하는 것입니다.


6) 그렇다면 아모레의 이사회 활동과 보수 지급은 어떤가요?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는 단 6회에 그쳤습니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이사회 활동 가운데 가장 적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외이사 보수는 1인당 평균 6,600만원을 지급했는데요. 이는 1인당 회의 한번에 1,100만원을 받은 셈입니다. 이사회 안건은 모두 '찬성' 일색이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이사회 개최 6번에 1인당 평균 보수는 6,840만원이었습니다. 역시 반대표는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7) 아모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사보수 한도를 대폭 증액할 예정라고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사의 보수총액 한도액을 기존 30억원에서 60억원으로 두배 늘리고, 아모레퍼시픽도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50% 증액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서경배 회장은 지난 2014년 성과급을 포함해 총 보수 44억 3,579만원을 받았고, 2015년도에는 3분기까지 보수 11억 2,500만원(성과급 제외)을 받았습니다. 작년 4분기 급여와 성과급 등을 합하면 연간 보수는 수십억원대가 될 전망입니다. 그리고 올해 보수 한도를 이같이 대폭 증액한다면 서경배 회장이 받아가는 보수는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매출 6조원,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는 K-뷰티 선두주자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이 후진적인 지배구조는 '글로벌 아모레'의 위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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