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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ISA, '서민 위한 만능통장'이라고?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2016/03/21 17:36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연소득 5000만~1억원 정도되는 중산층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혜택을 받지 않을까요?"

지난주 ISA 출시 행사장에서 "어떤 계층이 혜택을 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답변이다. 황 회장은 "서민들이 1년에 2000만원씩 투자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1년에 1000만~2000만원씩 ISA에 넣을 수 있는 중산층에게 절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ISA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서민을 위한 절세형 만능통장'으로 소개됐다. 그런데 금투협 회장마저 서민들이 혜택을 보기 힘들다는 말을 하니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다.

실제로 서민이 ISA의 절세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총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는 서민으로 분류돼 '서민형' 계좌를 가지게 된다.

ISA의 비과세 혜택은 계좌 운용을 통해 발생한 순수익 200만~250만원에 한정되니 절세 혜택을 보려면 예상 손실을 감안해 넉넉하게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황 회장이 서민보다는 연 소득 5000만~1억원의 중산층을 수혜 계층으로 꼽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판매 현장에서의 목소리도 비슷하다. ISA를 판매하는 한 은행원은 "ISA 계좌에 예치하면 돈이 3~5년간 묶이게 된다"며 "묶이는 돈을 제외해도 생활이 가능한 고소득자들이나 다소 혜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실은 정부나 협회장보다 은행원의 말에 가깝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월 소득 150만원 미만 가구의 44.8%, 월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25.3%가 적자 가구다. 소득이 빠듯한 상황에서 특별한 매력도 없는 ISA계좌에 투자할 사람이 많지 않은 건 당연하다.

실제 지난 한 주간 ISA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등 흥행에 실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출시 첫날에는 32만2990명(일일가입자 기준·납입액 1095억원)이 ISA에 가입했지만, 판매 5일차인 지난 18일에는 7만1759명(490억원)으로 급감했다.

각 증권사와 은행의 직원들이 모두 나서서 ISA 영업을 뛰고 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혜택이 많다고 서민들이 공감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결과다. 당국과 업계가 가입자 수 늘리기에 연연하기보다는 제도를 개선할 여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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