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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속 빈 '깡통 ISA' 늘어나는데… 금융당국은 미소(?)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의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판매 6일만의 성과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계좌가 늘어났는데, 여기에는 은행원들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업권별로 보면 전체 계좌 가운데 93%인 66만 여 개를 은행이 유치했고, 증권사는 4만 7천여개로 7%, 보험사는 195개 각각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은행이 전국 7000여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유치에 유리한 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만에 16만명을 가입시킨 농협의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농협은 전국에 1200여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지점에서 130명 넘게 유치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인력과 영업시간, ISA 설명 시간 등을 감안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숫자입니다.


다른 금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때문에 '불완전판매' 아니겠느냐는 의심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적 압박에 시달린 은행원들이 지인들에게 미리 받아 놓은 서류로 전산 작업을 통해 한꺼번에 계좌를 개설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즉 ISA 상품에 대한 설명 불충분은 물론, 금융실명제법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가입금액이 너무 적은 것도 이같은 지적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ISA 평균 가입 금액을 보면 은행은 계좌당 33만원, 증권사가 293만원 선입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일부 고액 자산 유입이 평균을 끌어올렸을 뿐, 1만원 안팎의 소액 예금 계좌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일각에서는 ISA계좌를 1원만 넣어도 틀 수 있어 만원은 커녕 1원짜리 계좌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금융 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골라담아 운용하고 총 수익의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줘 국민 재산을 늘린다'는 ISA 도입 취지를 생각하면 다소 초라한 결과일 뿐입니다.


때문에 ISA는 껍데기 계좌만 있고 내용물이 없다는 이유에서 '깡통 계좌'라는 조롱까지 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초반 성적이 좋은 편이라며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합니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소액 신탁형 ISA 계좌가 대다수임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비과세 금융상품이던 재형저축보다 가입 금액이 높은데다 장기적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금융위원회는 "ISA는 3~5년의 장기투자 상품으로 우선 계좌부터 개설한 뒤 그 이후 본격적인 자산운용이 이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초기 납입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자산대비 부채가 과도한 계좌를 지칭하는 '깡통계좌'로 ISA를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해설도 덧붙였습니다.

사람들이 ISA를 '깡통 계좌'를 부르는 이유를 모를 리 없는 금융당국의 해명치곤 궁색하기만 할 뿐입니다.


게다가 연일 '금융사들의 ISA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며 엄포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 현장점검에 착수했거나 불완전판매를 적발한 사례는 전혀 없습니다.


출시 초기 금융사들의 마케팅이나 영업에 감놔라 배놔라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결국 "불완전판매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말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뒤늦게 현장조사에 착수해 증거를 잡은 뒤 징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여기저기에서 속 빈 '깡통 ISA' 계좌만 속출한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는데 금융감독당국이 내심 정책 금융 상품의 '노이즈 마케팅'에 미소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완전판매를 막겠다는 의지보다 일단 흥행하고 보자는 의지가 더 큰 것은 아닌지 걱정이 꼬리를 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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