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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현대증권 인수'에 KB는 비은행 강화..현대상선 한숨돌려

권순우,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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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앵커1]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KB금융지주가 선정됐습니다. 본입찰 결과 상황부터 알려주시죠

< 리포트 >
이민재 기자1]
KB금융지주가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를 제치고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현대증권 자기자본이 3조3,000억원, KB투자증권 자기자본이 6,000억원 임을 볼 때 합병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9,000억원 대로 올라서게 됩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3위 입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점점 대형증권사로 위주로 재편되는 모습인데요.

한국금융지주가 향후 업계 1위를 차지할 미래에셋대우증권과 경쟁하려 했으나 이번 인수 실패로 무산됐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이은 인수 실패에 침울한 상황에서 인수전 공식 발표 이후 입장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현대증권 입장은 나름 반기는 분위기 입니다. 일단 지난해 오릭스로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불안함이 지속되다 이제서야 안정을 찾았기 때문인데요.

현대증권의 사명은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윤 회장도 KB금융그룹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무게를 뒀습니다.

사명이 바뀌면 1977년 현대그룹이 국일증권을 인수해 1986년 현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31년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됩니다.


앵커2] 1조원의 인수가격을 볼 때, KB금융이 꽤 높은 금액을 주고 현대증권을 인수하게 됐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요?

권순우 기자2]
KB금융은 계열사 규모가 은행에 비해 작아서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룹 전체 순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달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은 42%의 순익이 비은행 계열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KB금융은 2008년 증권사 메릴린치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가 높았던 BoA메릴린치처럼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BoA메릴린치는 그룹내 WM과 CIB부문 수익비중을 10%에서 21%, 16%에서 38%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성공모델을 참조해 한국형 유니버셜뱅킹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대증권과 KB금융의 고객을 합치면 3500만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객 기반을 확보한 금융그룹이 됩니다.

은행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보험 기반을 확충하고 이번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 기반을 확충한 만큼 KB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도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추게 됐습니다.

또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해외 사업 부문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어제 현대증권 인수를 발표하며 KB금융은 "국내에서의 사업 구조가 어느 정도 완성된 만큼 다음 단계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숙원사업을 하나둘씩 해결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이후 10여년 간 지연됐던 통합본점 건립이 시작됐고 취약했던 비은행 계열사도 보험, 증권사를 인수해 보완했습니다.

윤종규 회장은 오늘 조회사에서 "증권부문 강화 및 시너지 확대를 통한 리딩 금융그룹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KB의 100년 대계'를 위한 초석을 더욱 굳게 다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news1)


앵커3] 이번 인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이민재 기자3]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들이 가진 0.13% 등 총 22.56%로, 인수 가격은 1조원 안팎으로 전해졌습니다. 100% 지분을 생각하면 현대증권의 전체 가격을 4조원 대로 본 것입니다.

지난 31일 현대증권 종가가 6,870원임을 볼 때, 인수 관련 지분의 시가는 3,670억 원입니다. 즉 2.7배나 비싸게 산 것입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분 22% 외에 나머지 지분을 따져보면 비싸다고 보지 않는다"며 "KB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그간 비은행 쪽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를 해소하게 됐다"며 "충분한 자본력을 인수합병(M&A)에 투자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박혜진 교보증원 연구원은 "마지막 대형증권사 매물인 만큼, 해당 회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의도한 바 대로 금융투자업계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민은행 점포에서 개설되는 현대증권 계좌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IT 시스템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이 있을 것도 내다봤습니다.

앵커4] 현대증권 인수가 현대상선 구조조정에 주는 의미는 어떤가요?

권순우 기자4]
현대증권 매각은 모기업인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현대증권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유동성 절벽에 부딪혀 있는 현대상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대증권 매각만으로 현대상선의 숨통이 트이지는 않습니다. 현대증권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6500억원 가량될 것으로 보이는데, 4월과 7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 5000억이 넘습니다.

결국 원래 수순대로 4월 중 용선료 인하 협상, 5월 중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과 여신 채무 재조정, 5월말까지 현대증권 매각과 인수대금 납입완료, 6월 중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회사채 채무 재조정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현대상선이 그나마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재무 구조가 만들어 질 전망입니다.

그나마 현대증권 매각 대금이 예상보다 많게 돼서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이해관계자, 선주, 은행, 회사채 투자자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는 점에서 현대상선 구조조정이 조금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앵커5] 최종 가격 선정,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KB금융지주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았는데요.

이민재 기자5]
KB금융지주는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최종 가격결정, 정밀 실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 등을 남겨 놓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5월 말까지 현대그룹에 자금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그때 맞춰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전에 선도금 형태로 일부 납입하고 이게 완료되면 나머지 잔금을 치르게 됩니다.

또 KB금융지주는 금융지주법상 자회사 여건 마련을 위해 현대증권 지분율 30% 이상을 채워야 하는데요.

지난해 KB금융지주는 LIG손해보험 인수 당시 해당 요건 마련을 위해 1,170만주의 대주주 지분 인수 외에 자사주를 사들여 지분율 33%를 만든 바 있습니다.

현대증권 자사주가 1,670만주(7.06%)가 있는 것을 볼 때 지주사 이 지분을 사들이면 해당 요건 충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사주와 잔여지분(77.44%)를 추가 인수하는 가능성을 고려하면 인수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15년 오릭스로의 매각 시도와 실패를 통해 구조조정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현대증권 노조를 달래는 것도 변수입니다.

관련 입장 이동열 현대증권 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동열/현대증권 노조위원장
"KB의 경우, 물론 한국금융지주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조금 있다고 생각을 하겠죠. 하지만 KB금융지주가 인수를 했을 경우에는 과연 현대증권에 대한 독립 경영을 보장할 수 있는지,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생각하는 대원칙, 우리 조합원의 생존권과 영업권을 보장할 수 있는지, 우리 삶의 터전을 지켜줄 수 있는지, 그 원칙이 서지 않는 이상은 반대합니다. 결국은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어떠한 자본에 대해서도 조합원들의 생존권과 영업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총력 투쟁을 결의할 생각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progres9@naver.com),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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