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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대통령 순방성과와 구조조정 사이…고민 깊은 수출입은행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수출입은행이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 성과와 구조조정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19일 SPP조선 근로자위원회는 이란 국영선사, IRISL에 선박 10척을 만들어 수출하려고 하는데 수은이 선주에 대한 선박금융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채권단 관리가 진행중인 SPP조선은 2014년부터 신규 수주가 금지됐고 내년이 지나면 지을 배가 없습니다.

IRISL의 배를 만들 수 있게 된 건 이란 경제제재 해제 때문입니다. SPP조선은 2008년 이란 국영선사인 IRISL와 벌크선 10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스톱 됐습니다. 그러다 올해 초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다시 조선 건조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란이 경제제재 조치를 받는 동안 이란 선주들은 선박금융을 받을 수 있는 루트가 끊겼고, SPP조선이 배를 만들어 수출하려면 이란 선주에 대한 선박금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SPP조선이 해외 선주에 대한 선박금융을 많이 하는 수은에 선박금융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수은인 국내 조선사의 수주를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수은 선박금융팀은 지난 3월 이란에 방문해 국내 조선사에 발주를 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번 계약이 성사가 된다면 다음달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할 때 좋은 성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은은 SPP조선의 주문에 대해서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선박금융은 선주사(IRISL)의 신용도도 중요하지만 조선사가 건조 능력이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SPP조선의 M&A이 끝나야 건조 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SPP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SM그룹에 SPP조선을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각 진행 상황을 보고 선박금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인데, 사실 매각의 최종 키를 쥐고 있는 것도 최대 채권자인 수은입니다.

SPP조선 매각의 걸림돌 중에 하나는 내년 이후 지을 배가 없다는 겁니다. 수은이 이란 선사에 선박금융을 해주고 수주가 된다면 SPP조선의 매각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평상시라면 수출입은행은 일상적인 선박금융 기능을 수행하며 국내 조선사의 이란 수출을 지원하고 구조조정중인 SPP조선을 매각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의 성과도 올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당초 세웠던 구조조정 계획입니다.

수은은 중소형 조선사인 SPP조선이 그동안 수주한 선박 건조가 끝나면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업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중소형 조선사를 통폐합한다는 큰 방향의 일환입니다.

SPP조선이 이란 국영 선사의 선박 수주를 하게 되면 SPP조선 정리계획에도 차질이 생깁니다.

SPP조선의 수주 계약을 위해 경영진이 아닌 근로자위원회가 나선 이유도 SPP조선 경영진이 회사를 정리할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SPP조선 근로자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환급 보증 부결 이후 직원들이 조직을 만들어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며 “SPP조선을 정리하려는 채권단이 임명한 대표이사는 조선소 문을 닫으려고 하고 있어 직원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발생합니다.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회생하기도 하고, 회생할 줄 알았는데 경기가 더 악화되기도 합니다.

구조조정. 참 어렵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progres9@naver.com)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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