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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 해운ㆍ조선 산업 재편 임박…산업계 살얼음판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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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총선 이후 기업 구조조정이 경제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기업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취약업종으로 꼽은 조선과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업계 뿐 아니라 전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금융부 최보윤 기자 나왔습니다.

< 리포트 >
질문1) 최 기자,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죠?

기자) 네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을 가장 시급한 경제 현안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까지 최근 기업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고, 심지어 야당에서조차 기업 구조조정에 협조하겠다며 힘을 싣어줬습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빚만 쌓여가는 부실기업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질문2) 기업 구조조정 1순위로 현대상선이 꼽혀요?

기자) 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최근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현대상선을 '가장 걱정되는 기업'으로 꼽았습니다.

현대상선은 지속된 경영악화로 현재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긴 자율협약 상태입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현대상선의 금융부채는 무려 4조 8천억원에 달했고요. 이미 만기가 지나 연채 중인 사채가 8100억원 규모입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5조768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운영자금으로 쓴 돈이 이보다 많아 253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왜 이렇게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냐, 궁금하실텐데요.

현대상선은 외환위기 당시 보유하고 있던 배를 팔고 외국 선사들에게 배를 빌려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호황기때 책정한 높은 임대료 탓에 현대상선은 연간 2조원 가량의 선박 임대료, 즉 용선료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일단 현대상선은 비용 절감을 위해 용선료를 낮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해외 선주들과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만약 용선료 인하에 실패하면 더 이상 내놓을 마땅한 해법이 없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질문3) 한진해운도 마찬가기잖아요?

기자) 네, 한진해운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금융부채는 6조6천억원이 넘어섰고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또 한진해운 역시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로 연간 1조원대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서 용선료 현실화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한진해운도 채권단 자율협약이나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정부와 채권단이 최근 조양호 회장에게 이와 관련해 빠른 결단을 내릴 것을 독촉하고 있어 한진의 결정에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조 회장이 현대상선의 길을 선택하게 되면 경영권까지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하고, 독자생존을 택한다면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유동성 확보에 난항이 거듭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다음 주 중 비공개 경제금융점검회의인 서별관회의를 열어 이들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심층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4) 두 회사의 부채만 10조가 훌쩍 넘네요. 그런데 해운 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부실도 우리 경제에 큰 위협이잖아요?

기자) 네, 조선업계도 공급 과잉과 장기 불황 속에 맥을 못 추고 있는데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이렇게 국내 조선 빅3 업체는 지난해 무려 8조5천억원 규모의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5조5051억원, 현대중공업이 1조5401억원, 삼성중공업이 1조5019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조선 빅3의 선박 수주가 단 3척에 그치는 등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일각에서는 이들을 통폐합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질문5) 지금까지 거론된 기업들의 부실이 지금 갑자기 터진 건 아니잖아요? 그동안 지속적으로 침체에 빠졌었는데 왜 이제와서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나 싶기도 한데요?

기자) 구조조정은 일자리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는 문제입니다.

특히 조선과 해운은 국내 대표 기간 산업으로 수만개의 일자리, 지역 경제와 직결돼 쉽사리 부실 기업을 청산할 수 없었고, 그렇다보니 지속적으로 부실을 메우기 위해 수조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해 온 겁니다.

또 이렇게 정책자금이 대거 들어간 기업을 청산하려면 결국 돈의 주인인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뾰족한 해법없이 악순환만 거듭돼 온 측면이 있습니다.

질문6)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이번에도 말만 많고 구조조정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인데요?

기자) 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다만 이들 기업들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이대로 뒀다간 우리 경제를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대감도 조금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그동안 야당은 일자리 문제 등을 이유로 기업 구조조정에 극렬히 반대해 왔는데, 이번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 긍정적인데요.

다만 구조조정에 앞서 현실성 있는 실업대책 등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어서, 이번에도 별다른 결론없이 구조조정이 공회전만 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질문3) 부실기업 청산과 일자리 유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나 싶은데요. 산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연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면서 산업계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과 해운업계에서는 그동안 정부 방침에 따라 자구계획을 세우고 유동성 확보,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 왔는데 여기저기서 법정관리나 인수합병설이 터져나오면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또 조선과 해운 등 대표 취약 업종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올해 그 어느 해 보다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산업계 전체가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주 금융기관에 빚이 많아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주채무계열 선정 작업을 마치며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현재 채권금융기관들은 해당 기업들에 대한 재무 구조 평가에 들어갔고, 채권은행들은 이와 별개로 대기업들의 신용위험평가에 착수했습니다.

평가가 마무리되면 7월쯤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 명단이 나오고,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도 시작됩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들에게 강도 높은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과감하고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진 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기업 총수가 자신의 그룹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 계열사만 무책임하게 버리는 '꼬리자르기' 행태가 근절돼야 한다며 산업계에도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앵커) 네, 총선도 끝났고 다음 대선 전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닌가 싶은데요. 모쪼록 이번에 제대로된 기업 구조조정으로 산업 재편을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최 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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