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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8개 장면으로 나눠 본 '롯데마트 사과와 분노'

가습기살균제 롯데마트, 회장 지키기 위한 사과?
이대호 기자

#.1
"이렇게 늦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메일을 보내드린 점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롯데마트는 지난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을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전날 밤 11시가 다 된 시각에 알렸다.

이같은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공식사과는 사건이 불거진지 '5년만'에, 그리고 검찰 소환조사가 본격화 되기 '하루 전'에 이뤄진 것이었다.



#.2
"2011년부터 전국의 롯데마트 앞을 찾아다니며 시위를 했습니다. 수년간 들은 척도 하지 않다가 검찰 소환조사 직전에 사과를 합니다. 이건 피해자가 아닌 검찰에 대한 사과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은 지난 18일 열린 롯데마트의 사과 기자회견을 이같이 평가절하했다.


#.3
"이 결정은 전적으로 제가 책임을 지고 있는 롯데마트의 결정이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 알고 있지만 해결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신동빈 회장과 철저히 거리를 두었다. 공식사과와 피해보상 약속은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100억원대 피해 보상이 예상되는 중대한 사안을 전문경영인이 오너의 재가 없이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한다.

롯데 제품으로 인해 22명(2014년 환경부 2차 조사 기준)이 사망한 중대한 사건인 만큼 그룹 오너와 거리를 두는 게 안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4
"총수 일가를 지키기 위해 김종인 대표가 대리 사과를 한 거죠."

지난 24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 총회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렇게 지적했다.

롯데마트 대표를 맡은지 1년을 갓 넘긴 김 대표가 오너 일가 살리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실제 롯데마트가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던 시기의 경영진 구성을 보면 개연성 없는 지적은 아니다.


#.5
"살인제품을 만들어 판 살인기업 롯데쇼핑의 전현직 임원들을 구속 처벌해주세요."

지난 2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롯데마트 전현직 임원 4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 중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신동인 전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등 총수일가가 포함됐다.

롯데쇼핑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만큼 총수일가 대부분이 롯데쇼핑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판매를 시작한 것은 노병용 대표 시절인 지난 2005년.

특히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00년 6월부터 롯데쇼핑 이사에 올라 2010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가습기 살균제 시판 시기, 사망자 속출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1998년 4월부터 현재까지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등재 돼 있다.

피해자 모임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롯데그룹 신씨 일가는 형제간 부자간 회사 소유권 분쟁에만 몰두하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해 철저히 나몰라라 해왔다."고 지적했다.


#.6
"롯데 오너가 책임을 지면 내 손에 장을 지집니다."

한 변호사의 말이다.

상법상 이사의 책임 가운데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조항이 있긴 하지만, 중대한 과실과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보고서를 무시하고 (신 회장 등이)직접 판매를 승인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오너 일가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형사 재판에서도 사실관계를 그 밑(임원 혹은 실무진)에서 다 정리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7
"롯데가 감형 사유를 만들어 가는 거죠."

또 다른 변호사는 "롯데가 피해자들과 합의를 보고 있으니 형사 재판에서 정상 참작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8일 재원 100억원을 마련해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그 전부터 민사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과 보상 합의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옥시와 마찬가지로 롯데도 소송 취하부터 다른 소송제기 금지, 비밀유지 조항 등을 합의서에 넣는 조건으로 보상을 했다고 말했다.


#.8
"우리 아빠 살려내! 우리 아빠..."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지난 26일.

가습기 살균제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신 전 대표에게 이같이 외치며 오열했다.



롯데마트는 22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음에도 옥시라는 커튼에 가려져 비난과 불매운동 등에서 한발 비껴 서있다. 롯데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는 다음달 진행될 전망이다.

유가족들은 이때도 검찰 청사 앞을 찾을 예정이다. 전국의 롯데마트 앞을 다 찾아다녀도 만날 수 없었던 롯데 책임자들을 5년만에 검찰 청사 앞에서 마주치게 된다.

지난 18일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의 기자회견장에도 피해자 모임 대표자들이 찾아갔지만 김 대표는 카메라 앞에서만 고개를 숙였을 뿐 이들의 시선은 외면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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