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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구조조정 첫 관문부터 난관...사채권회의 현대상선 전철 밟을까

채권 대부분 2금융권ㆍ개인투자자에 흘러가...조기상환 연장 반대 행사 가능성 커져
김이슬 기자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사진=뉴스1>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이슬 기자]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첫 관문이 될 다음달 사채권자집회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보유 채권 대부분을 개인투자자와 2금융권이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데다, 이미 손실이 나 원금조차 받지 못할 것으로 보여 찬성표를 얻기 힘들어 보인다.

한진해운은 다음달 19일 개최할 사채권자집회에서 오는 5월 23일에 있을 2차 조기상환을 4개월 연장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또 사채원리금을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교부하는 안건도 논의할 예정이다.

◆ 증권사ㆍ은행, 한진해운 회사채 전량 소화...개인투자자ㆍ2금융권에 흘러간 듯

대상 채권은 지난 2013년 5월 23일 발행된 제78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다. 당시 한진해운은 3,000억원 규모의 분리형BW를 발행했는데, 물량을 나눠 인수했던 증권사들과 은행 모두 현재 보유 잔액이 '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회사채를 인수한 곳은 증권사 4곳과 은행 1곳이다. 대우증권 1,200억원, 유안타증권 600억원, 한국투자증권 500억원, 유진투자증권 200억원, KDB산업은행 500억원씩 각각 인수했다. 각 회사 관계자들은 "해운업 회사채에 대한 인기가 좋아 대부분 시장에 풀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해당 채권이 제2금융권과 개인투자자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증권사 물량 10% 가량을 운용하던 회사채안정화펀드도 1차 조기상환 당시 물량 전액을 처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1차 조기상환 행사 당시 84% 물량이 소화되며 현재는 358억원만 남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9일 전체 가운데 283억원(9.4%)이 조기상환을 청구한 상태다.

◆ 한진해운 사채권자집회 현대상선 전철 밟을 듯...손실 부담 반발 예상

이에 따라 이번 사채권자집회는 채권단 중심의 1금융권 대신 개인투자자들이나 2금융권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 때문에 업계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보유했던 현대상선과 비슷한 양상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17일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했던 현대상선은 거센 반발에 부딪혀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이 불발됐다. 당시 지분 850억원 가량인 95% 이상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 채권자는 "투자 대부분이 단위 농협과 신협 등 시민들의 돈이 투입된 곳"이라며 "서민 돈을 가지고 회사 손실을 충당하려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한진해운 BW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심한 상태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진 데다, 주가 하락으로 워런트도 무용지물이 됐다. 2015년 4월 9200원대이었던 한진해운 주가는 29일 현재 1860원대를 기록하며 1년새 80% 가까이 떨어졌다.

◆ 용선료 협상 대상 등 자율협약 전부터 난관 예상...신보, 채권단 탈퇴 의사

채무조정이 잘 안되면 한진해운 구조조정 작업은 큰 차질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은 차입금 5조6,000억원 가운데 은행 대출은 7,000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이 회사채 등 비협약 채권이다. 오는 6월 1,900억원과 9월에 1,400억원의 만기가 연이어 돌아오는데 당장 갚을 돈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1금융권이 채권을 보유했다면, 채무재조정 과정이 좀더 수월했을 것"이라며 "이미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추가 피해를 부담하는 것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용선료 협상 계획을 놓고도 채권단과 이견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반선 예정인 선박은 용선료 인하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산은은 "어떤 조건이 재무 개선에 유리한지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진해운 채권단 내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어 자율협약 결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신용보증기금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4,3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채권을 모두 비협약채권으로 분류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신보는 채권단에서 빠지더라도 출자전환 등에 적극 협력하다는 방침이다.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은 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독자 생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4,100억원 규모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놨지만, 용선료 협상 계획 등에서 채권단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고 보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2일 구체적인 자구안 내용이 담긴 자율협약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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