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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칼럼] ‘대중株’ 롯데호텔

머니투데이방송 최남수 대표이사 2016/05/04 09:42

서울 중구 을지로 소공동(小公洞). 조선왕조 3대왕 태종이 둘째딸 경정공주를 출가시키면서 지어준 집이 있던 곳. ‘작은 공주 댁’이 있다고 해서 불린 이름이다. 역사의 시침이 한참이나 흐른 1979년 3월10일. 이곳엔 지상 37층의 롯데호텔이 전관 개관한다. ‘작은 공주 댁’이 태종의 어명으로 지어진 것처럼 롯데호텔도 ‘관광한국’의 꿈을 키운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으로 서울 강북의 스카이라인 위로 솟아오른다.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는 1988년 6월3일자 아사히신문에 실린 ‘비즈니스전기’에서 당시를 회고한다. ‘박 대통령이 불러 청와대로 갔더니 “관광공사가 경영하는 반도호텔이 큰 적자가 나 곤란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할 수가 없는가.” 국제적인 호텔을 만들라는 얘기였다. 날벼락 같은 얘기에 주저했지만 도리 없이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손정목 저 ‘서울 도시계획이야기2’에서 재인용). 이후 소공동에 새 호텔을 짓는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반도호텔에 이어 국립도서관, 동국제강, 아서원 등의 부지가 롯데 측으로 넘어간다. 정부와 서울시는 롯데호텔이 취득세와 재산세 등 대부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전방위 지원을 했다. 롯데호텔은 이렇듯 정부의 집중적 도움과 대규모 자금을 일본에서 들여온 신격호의 화답이 합주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한국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호텔이 곧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일본 계열회사들이 보유한 호텔지분 비율을 낮추고 주주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지난해 8월 신동빈 회장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수순이다. 현재 롯데호텔은 일본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광윤사 등이 지분을 보유했다. 상장이 이뤄지면 일본 측 구주도 매각되겠지만 신규자금 확보를 위해 신주도 발행된다. 지금 시장의 관심은 신주발행 규모와 공모가 수준에 쏠리고 있다. 통상 IPO에 나서는 기업들은 최대한 공모가를 끌어올려 자금을 많이 확보하려 한다. 롯데와 상장 주관사들도 삼성생명 상장 이후 6년 만의 대어급 우량주인 만큼 공모가에 욕심을 낼 것이다. 전체 기업가치가 20조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서 짚어볼 것은 롯데호텔의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는 다른 기업과 달리 고려할 ‘특수변수’가 적지 않다는 점. 먼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롯데호텔이 지금까지 오는 길에서 롯데도 한 몫했지만 한국 사회의 돌봐줌도 큰 영양분이 됐다. 초기 전폭적 지원이 이뤄진 것은 물론 최근 상장 추진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매각제한(의무보호예수) 동의 여부가 걸림돌이 될 뻔 했지만 증권거래소가 예외조항을 적용해 길을 터주기도 했다. 면세점 신규허가 정책도 탈락한 롯데 측이 구제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졌다. 특히 롯데호텔이 상장하면 일본롯데홀딩스와 이 회사 지분을 가진 종업원지주회가 큰 상장차익을 얻는다. 신동빈 원톱체제에 대한 지지가 더 굳어질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롯데와 주간사 증권사들은 공모가를 비싸지 않은 수준으로 잡아 한국 사회에 ‘보은(?)의 길’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호텔 주식은 많은 주주가 보유할 수 있는 대중적 주식이 돼야 한다며 이 점을 강조한 것은 사려 깊은 접근법이라고 본다. 총수의 이런 생각이 상장을 준비 중인 실무진과 주간사에 잘 스며들어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가격결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롯데호텔 상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국적 논란이 있었던 롯데그룹이 한국 기업으로서 뿌리를 내리는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도 공고해지고 일본 주주들도 적지 않은 차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한국 투자자들도 재산증식의 좋은 기회를 갖는 ‘상장잔치’의 모습. 괜찮은 그림일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서울공항 부활주로의 각도까지 틀어줘 올라가는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그 상단에는 대형 태극기가 걸려있다. ‘롯데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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