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단독]소통 VS 외압..금투협·신평사간 ELS 회동에서 무슨 일이..

신평사 3사 모아 평가모형 공개 등 요청한 것 뒤늦게 드러나
박지은, 최종근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지은, 최종근 기자] 주가연계증권(ELS)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에 '옥의티'가 된 가운데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올해 초 ELS 등에 대한 위험을 지적한 신용평가사들에게 일종의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신평사들이 증권사들의 ELS와 우발채무 등을 지적하며 증권업의 신용 및 업황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는데, 이후 금투협의 임원 및 본부장, 증권사 임원 등이 신평사 임원을 한자리에 모아 평가모형 공개를 요청하며 항의에 나선 것.

금투협 측은 정보교류 차원에서 연 회의였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를 주고객으로 두고 있는 신평사 입장에서는 모종의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 금투협, 신평사·증권사 임원 비공개 소집
18일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금투협은 지난 4월초 증권사 신용평가에 대한 정보 교류를 명분으로 증권사 및 신평사 관계자를 '소집'했다.

이 회의에는 금투협 회원서비스부문 전무와 증권파생지원 본부장, 주요 증권사 리스크관리담당임원(CRO) 7명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 금융담당 임원이 함께 참석했다.

회의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신평사들이 증권사의 신용평가, 업황 전망을 부정적으로 진단한 것을 계기로 기획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신평사는 2014년부터 크게 증가한 ELS 및 우발채무가 증권사의 실적과 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증권업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고 올해 들어 동부증권과 LIG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올해 증권업의 수익성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동부증권과 한화투자증권, LIG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 증권업계 "신평사, 증권업 잘모르고 분석".. 평가모형 공개 요구
금투협이 회의를 소집한 것은 협회가 주관하는 증권사 사장단 회의에서 등급에 대한 불만이 직접 제기됐기 때문이다. 신평사에서 신용 등급을 낮추면 증권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 금투협과 증권업계는 신평사가 증권사의 업무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평가에 나섰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업무의 핵심이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인데, 이를 감안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와 함께 신평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포럼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3개사가 비슷한 진단을 내용으로 기자간담회, 포럼 등을 진행했는데 관련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시장의 확대 해석을 낳게 했다고 주장했다.

금투협 측은 이에 대해 정보교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업과 관련해 신평사들의 오해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관련 회의를 열게 됐다"며 "신평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 증권사가 고객인 신평사 "압박 느꼈을 것"
하지만 신평사들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평사는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평가해주고 수익을 얻는 사업을 하고 있어 일종의 갑을 관계라는 점을 비춰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여러 업계 관계자를 한곳에 불러모은 회의는 그 민감도나 반향 측면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평사가 증권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평가를 내렸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신평사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다소 소극적이었던 금투협이 황영기 회장 취임 이후 회원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회원사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 무리수가 불가피한 신평사 소집령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 취임 이후 금투협회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며 "이번 건도 황 회장의 영향력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의 입장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면서도 "독립성이 생명인 신평사 입장에선 부담스럽고 불편한 자리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실적에 대한 역기저 효과와 함께 신평사가 지적했던 ELS 관련 손실이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이에 따라 4분기에 비해서는 눈에 띄게 나아졌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증권부 = 박지은, 최종근 기자 (pje35@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