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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엇나간 대선 테마주 열기..찾다찾다 '박스피' 핑계

김학준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학준 수습기자] "말이 안되는 거죠, 같은 충주라고 오르고...사실 1분기 영업이익이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주가가 오르니까.."

"투자자들도 알면서 하는 경향이 있죠, 증시가 지지부진 하니.."

대선(대통령선거) 테마주로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대선이 1년 6개월이나 남았지만 주식시장, 그리고 투자자들이 벌써부터 테마주 찾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큰 연관이 없거나 관련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테마주로 엮어 이른바 '묻지마 투자'까지 성행하는 모습이다. 테마주 특성상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상승을 이끌던 재료가 소멸되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선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요즘 주식시장의 대세는 반기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총장이 오는 25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6일간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을 오가는 광폭 행보에 나선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은 반기문 테마주로 들썩이고 있다.

반 총장의 동생이 임원으로 있다는 보성파워텍은 20대 총선 다음 날인 4월 14일 반기문 대망론과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총선 전과 비교하면 무려 111.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성문전자도 150% 오른 7,4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이외에도 쌍방울, 씨씨에스, 가희 등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위치하고 있거나, 회사 내 임원이 반 총장과 국제회의 개최경험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그렸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테마주가 화려하기 그지없다. 뉴보텍과 우리들제약의 주가는 총선 이후 각각 252.6%, 90.2%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테마주로 주목받는 안랩, 링네트, 다믈멀티미디어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지목된 기업들은 이에 대해 "전혀 관계가 없다"고 얘기하거나 "대표나 임원이 언급되는 대선 주자들과 친분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또 일부 기업들은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은데 주가가 급등했다"며 당황스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투자자들은 테마주의 위험성을 모르고 참여하는걸까. 어제(5월23일) 하루 반기문 테마주로 불리는 한 기업의 종목토론실에 올라온 글의 개수는 무려 4,848개. 글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대부분 일종의 도박 배팅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 테마주가 거품이 꺼지기 직전에 차익실현을 크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보고 뛰어드는 식이다.

대선 테마주에 투기적으로 뛰어드는 상당수는 이른바 박스피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는 우리 주식시장을 핑계댄다. '주식시장이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반발 심리로 테마주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며 위안을 찾는다.

코스피지수는 2006년 2,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10년간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또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역시 최근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높아지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 이기 때문에 이른바 '공포지수'로도 불리지만 너무 낮아지면 그만큼 시장의 활력이 떨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증시의 박스피도 여간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낮다는 은행 이자만도 못하는 펀드수익률로는 자본시장의 부활을 부르짖기 뻘쭘하다. 그렇다해도 사돈과 팔촌까지 엮어가면서 투기적인 정치테마주를 대안으로 선택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테마주가 기업과 상관없이 특정 인물과 연계돼 적정 주가보다 부풀려졌다는 걸 알면서도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러한 테마주는 지속성이나 신뢰성이 유지되지 않고 거품이 빠지면 주가가 원래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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