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유값 인상 협의 돌연 연기

환경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경유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처에선 경기에 미칠 악영향이나 업계의 반발 등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늘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시작으로 이견을 조율하려다 취소하는 해프닝도 빚었습니다. 부처간 '엇박자' 비판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부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4개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경유값 인상방안에 따른 이견 조율을 하려다 돌연 취소했습니다.

환경부는 경유차를 미세먼지 발생 주범으로 보고 경유값 인상을 통해 경유차 운행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도로주행 배기가스 중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닛산의 캐시카이가 인증기준의 20배가 넘었고, 르노삼성의 QM3는 17배나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조사결과에 따라 경유차들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환경부는 경유값을 올리고 휘발유값을 낮추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겁니다.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다릅니다.

경유값을 올리려면 유류세를 인상해야 하는데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과거 화물연대의 파업처럼 관련 업계의 거센 반발도 예상됩니다.

기재부는 대신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카드를 내놓았습니다.

증세를 하는 대신 준조세 성격인 부담금으로 우회하자는 겁니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 때의 부작용이나 연말정산 사태 등을 의식해 증세 논란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기엔 증세나 부담금 부과 모두 경유값을 올리게 되는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부담 때문에 정부는 이견조율을 위한 차관회의도 연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았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종합 대책 발표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재경(leejk@m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