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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삼성중공업, 이재용식 책임경영-선택과 집중 '기로'

조정현 기자


삼성중공업을 놓고 삼성그룹과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채권단은 자구안 보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구안의 구체성이 미흡한데다, '보증'을 위해 대주주인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더 나아가 이재용 부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의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중공업 구조조정의 최종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장과 국민에게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시장에선 유상증자 등을 통한 삼성그룹원의 지원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재 출연 등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삼성의 입장은 어떨까?

삼성은 "중공업의 일에 그룹이 나설 상황은 아니다"란 입장이다.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도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중공업에 물어보라"며 질문을 일축한 바 있다.

삼성이 이처럼 중공업과의 선 긋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은 지난 2014년부터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한화와 롯데그룹에 매각해 비주력 계열 정리에 나섰고 제일기획 역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스타트업을 닮은 작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문화 혁신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효율은 극대화'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에 입각한 개편 작업이다.

이같은 과정에서 비주력 계열사인 삼성중공업 지원에 나서는 것은 삼성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크게 어긋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전례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1월 마찬가지로 비주력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2.05%를 매각했다.

삼성SDS 주가는 폭락했고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 과정에서 시장의 지지가 필요한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이같은 불만을 무릅쓰고 중공업 지원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

지배구조의 말단에 위치한 비주력 계열사, 삼성중공업이 스스로 경영을 정상화해 독자 생존하는 것이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

다만 조선업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의 정상화 시점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게 삼성의 고민이다.

선택과 집중 - 책임 경영 기로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초미의 관심사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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