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두번 울리는 카드 단말기 위약금…시세의 2배 다반사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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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음식점이나 상점에서 카드결제 때마다 보게 되는 신용카드 단말기는 보통 밴 대리점에서 3년 약정으로 빌려주는 장비입니다. 그런데 자영업자가 약정기간 안에 폐업을 하게 되면 단말기 가격의 두 배가 넘는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자영업자를 두번 울리는 현실을 허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점포를 운영하기 위한 필수품인 포스단말기와 카드단말기.
처음에는 밴 대리점이 무료로 설치해 줍니다. 계약기간은 3년.
하지만 개업 후 3년을 넘기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80%를 넘는 현실에서 계약 기간을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 물어내야 하는 위약금이 터무니없이 높습니다.
기기 값의 2배가 넘는 게 다반사입니다.
"위약금은 (단말기 가격의) 3배 이상 나오는데도 있고..노예 계약서 쓰는 거고..04:50 (주변에 그런 사람) 많죠..포스 한번 쓰면 무조건 써야 돼요"
위약금은 단말기와 프로그램라이센스, 설치비용 등이 포함된 제품가액으로 계산하는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단말기 가격입니다.
그런데 시중에서 1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단말기가 계약서에는 2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단말기 가격을 부풀리고, 이를 기준으로 위약금을 받고 있는 겁니다.
[녹취] 밴(VAN) 업계 관계자
"실제로 위약금을 그렇게 청구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그렇게 비용을 많이 청구하는 거죠"
이 때문에 위약금과 관련한 민원이 쇄도하고 있지만, 그 흔한 표준계약서조차 마련되지 않는 등 감독당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카드와 포스단말기 위약금은 법적으로 정해놓은 게 없어 사업자간 계약서가 우선한다고 봐야한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불황으로 매년 80만명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는 실정인데, 이런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더욱 힘들게 하는 위약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허윤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