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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폭탄에 소액주주 멘붕된 삼목, 오너ㆍ동일제강ㆍ에스폼은 이미 '실탄' 장전

이민재 기자


<출처-금융감독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삼목에스폼이 시가총액 1,800억원의 절반이나 되는 8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날벼락 같은 발표에 소액주주들은 주주 모임을 만드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삼목에스폼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경우 이미 '유증 실탄'을 마련해놓은 데다 최종 유증가격의 기본이 되는 주가(시가)까지 떨어지면서 유증을 막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삼목에스폼이 이번 유증에서 발행하는 주식은 기명식 보통주로 액면가 500원, 1차 모집가는 1만7,150원이다. 주주 배정 이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식은 구주 1주당 0.5주씩 배정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먼저 초과 청약한 구주주에게 일정한 비율대로 배정하고, 그래도 남으면 일반 공모한다.

◇ 유증 악재에 낮아진 주가..대주주 지분 취득 더 쉽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김준년 대표 등 관계인들은 총 491만4,506주(50.15%)의 삼목에스폼 주식을 가지고 있다. 배정 비율과 1차 유증 모집가를 고려하면 이번 유증에 421억원을 내놓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삼목에스폼은 김준년 대표가 187만3,868주(19.12%), 김 대표의 모친인 이영자씨가 55만5,300주(5.67%), 에스폼이 211만5,075주(21.58%), 동일제강이 36만3,263주(3.71%), 엄석호 대표가 7,000주(0.07%)을 보유하고 있다.

100% 유증 참여를 위해 김준년 대표는 160억원, 이영자씨는 48억원, 에스폼은 181억원, 동일제강은 31억원을 각각 준비해야 한다.

대주주 측에게 다행인 점은 유증 발표로 주가가 하락세라는 점이다. 31일 삼목에스폼은 전 거래일과 비교해 450원(2.43%) 오른 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하루 전 유증 폭탄을 맞고 19.87% 폭락한 바 있다.

유증 악재에 주가가 더 떨어지게 되면 낮아진 2차 모집가로 발행가가 확정된다. 결국 대주주 측은 지난해 4월 17일 4만5,350원이나 하던 주식을 1만원 후반대로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삼목에스폼이 강조한 것처럼 "알루미늄 폼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물량 증가"가 있다면 향후 진천 공장의 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갑작스런 유증 등 악재를 통해 주가를 싸게 사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주주들 모두에게 좋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주주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 김준년 대표·에스폼·동일제강, 유증 준비 완료..자금 충분해

대주주의 이득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준년 대표, 에스폼, 동일제강 모두 삼목에스폼의 유증 신주를 받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에스폼은 2011년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네비스탁은 에스폼, 삼목에스폼, 동일제강 간에 거래 관계가 잦다고 지적했다. 에스폼의 매출액은 2010년부터 오름세로 특히 2013년에는 1,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는데 에스폼의 매출 중 25%가 삼목에스폼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관련기사 - '오너회사' 에스폼알파, 삼목에스폼 업고 폭발 성장…"헐"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5040611323635686>

지난해 에스폼은 매출액 1,516억원, 영업이익 357억원, 당기순이익 3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9.7% 증가했다. 삼목에스폼을 대상으로 매출한 것은 46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1%를 차지한다.

에스폼은 2007년에 설립된 회사로 김준년 대표가 69%, 그의 자녀인 김민정, 김은경, 김정은씨가 나머지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 회사다. 모든 수익은 100% 오너에게 귀속되는 구조인데, 지난해 실적만으로도 유증에 참여할 현금을 확보해둔 상태다.

김준년 대표는 2014년 8월 29일에 시간외매매로 삼목에스폼 주식 60만주를 1주당 3만원에 매도했고 180억원을 얻었다. 이 돈이면 유증이 큰 부담은 아니다.

동일제강은 지난해 9월 24일에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해 146억원의 공모자금을 얻은 바 있다.

소액주주들은 주식카페 등을 통해 "삼목에스폼의 대규모 유증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증자를 철회하거나 증자 수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목에스폼의 대규모 유증을 두고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소통을 통해 '윈-윈'의 해법을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권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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