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새 운하에 해운업계 셈법 복잡..잇단 대형 선박 투입
김이슬 기자
< 앵커멘트 >
파나마 운하가 102년 만에 확장 개통하면서 기존보다 세 배 이상 큰 선박이 통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형 선박일수록 운임 단가가 싸져, 선사간 선박 규모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내 해운업계도 1만TEU급 선박을 잇따라 투입하고 있습니다. 김이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세기만에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새 바닷길이 열렸습니다.
기존 허용 선박 규모보다 두 배 이상 큰 중국계 코스코쉬핑 파나마호가 운하를 통과하는 첫 주인공입니다.
앞으로는 이보다 큰 1만3천TEU급 선박 통과가 가능해져 통항 규모는 두 배 늘고 해상 물동량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는 새 운하 개통이 독이 든 성배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형 선박일수록 운임 단가가 싸기 때문에 작은 규모 선박이 대다수인 국내 해운업계가 선박 대형화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단 우려 때문입니다.
미주 항로 매출 비중이 40%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새 운하 확장에 맞춰 6000~1만TEU급 선박을 급히 투입했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입니다.
머스크와 MSC 등 외국 선사들이 1만 3천TEU급 이상 선박 100여 척을 보유한 데 비해 양대 국적 선사는 1만 3천TEU급 선박을 다 합쳐 19척 수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김우호 / 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
"파나마 운하가 확장됐으니까 기존보다 다소 큰 선박을 가지고 그쪽으로 투입을 해야만이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가능해지는거다."
다만 미주 노선에서 빠진 4천TEU급 선박이 아시아 항로로 몰리게 되면 기존 역내서 뛰던 중소 해운사에겐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경합이 치열해질 아시아 항로에 전배하는 것보다 선박 해체나 반선이 효율적인 결정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미주 노선에 선박이 집중되면 공급 과잉 상태인 유럽 항로의 운임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해운사들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