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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칼럼] 브렉시트와 검은 백조

머니투데이방송 최남수 대표이사2016/06/28 09:05

새누리당의 참패를 가져온 4·13총선과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결정한 6·23 영국 국민투표의 공통점은? 여론 전문 조사기관들의 투표 결과 예측이 민심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투표 결과는 미래를 내다보는 우리의 능력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주었다.

물론 그 충격의 폭과 넓이에서 브렉시트를 4·13총선과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영국 국민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무색하게 EU에서 제 발로 나가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비백산(魂飛魄散)했다. 세계 각국은 장기화한 불황으로 이미 기진맥진한 세계 경제가 다시 일격을 맞게 될 것을 우려하며 ‘태풍 브렉시트’의 진로를 걱정스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브렉시트는 국가간 경제장벽을 허물어온 개방화와 민족주의가 정면충돌하면서 발화됐다. 영국은 국가경제 측면에선 EU 체제에서 실익을 취해왔지만 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민들은 몰려드는 난민 등의 이슈에 초민감 반응을 보였다.

브렉시트는 또 하나의 ‘검은 백조’(블랙스완)가 될 것인가. 검은 백조는 월가의 이단아로 불리는 나심 탈레브가 느닷없이 일어나 세상을 뒤흔드는 희귀하고 예측하지 못한 사건을 일컫는 용어로 처음 소개했다.

유럽인이 호주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 모든 백조는 흰 새라고 믿었지만 검은 백조 한 마리가 나타나 종전의 지식체계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것처럼 검은 백조는 의외성을 갖고 극도의 충격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 번의 테러가 세상을 바꿔놓은 2001년의 9·11테러,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이 대표적인 예로 지적됐다.

탈레브가 2008년 검은 백조를 언급했을 때만 해도 대형 악재인 검은 백조는 희귀성이 특징인 만큼 아주 가끔 발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검은 백조의 발생빈도가 높아진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는 점. 유럽의 재정위기에 이어 중국의 저성장 쇼크, 한때는 석유 소비국들에 축복이었던 저유가의 ‘배신’이 이어져왔고 이번엔 브렉시트가 경고음을 울렸다.

게다가 앞으로도 언제 어디에서 검은 백조가 나타날지 모를 ‘시계 제로’의 세상이다. 예측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는 11월8일 있을 미국 대선의 결과도 그렇다. 탈레브가 얘기한 ‘극단의 왕국’이 트럼프를 주연으로 삼아 현실이 된다면 우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기업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계 1위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애플의 진격에 하루아침에 무대의 중심에서 끌어내려진 것처럼 제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어떤 파괴적 신기술이 검은 백조처럼 갑자기 나타나 선두권 기업을 순식간에 거꾸러뜨릴지 모를 일이다.

검은 백조가 일상화된 세상. 앞날을 내다보기도 어렵고 종래 처방전도 잘 먹히지 않는 세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기존 지식을 과신하는 게 제일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다 안다’는 생각이 위기대응역량을 떨어뜨린다. 검은 백조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얼마나 큰 사달을 낼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의 ‘병형상수’(兵形象水)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물이 땅의 형세에 맞춰 흘러가듯 국가든 기업이든 어떤 일이 예기치 않게 일어나도 순발력 있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혜안을 가진 리더십도 아쉽다. 짙은 안개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수록 미시적 대응보다 변화의 큰 방향을 잘 살필 줄 아는 리더의 거시적 통찰력이 긴요하다. 정파를 떠나 국가의 지적역량이 한 데 모여야 하는 대목이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때는 모두가 사방을 주시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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