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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산업은행 분식회계 적발 시스템 '존재의 이유'는?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산업은행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입니다. .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은 개별 기업의 재무자료와 과거 재무적 행태와 동종사업의 일반적인 재무지표와 비교해 분식회계 여부를 점검하는 시스템입니다.

산업은행은 회계분식 가능성이 큰 대우조선에 대해 이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이 대우조선해양의 2013년, 2014년 재무제표를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에 넣어 보니 영업이익은 흑자였는데 지속적으로 대규모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하는 등 모두 최고위험 등급, 5등급에 해당했습니다.

만약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에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에 적용을 해서 분식 우려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미리 감독을 강화했다면.

감사원은 “대우조선의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 등 부실한 재무상태를 사전에 파악, 경영 부실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왜 대우조선에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에 적용하지 않았느냐는 질타에 대한 산업은행의 반응은 '코메디' 수준입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 참석해 “산은의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이 분식을 잡아내는데 결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3조원 규모의 대출사기를 벌였던)모뉴엘도 이 시스템에서는 1등급이 나오고 현대백화점은 4~5등급이 나온다”며 “분식을 발견할 수 있는 최선의 툴은 아니다”고 강변했습니다.

대우조선에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라는 겁니다.

산업은행이 설사 대우조선에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적용하고 5등급이 나왔어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4년 STX 대규모 부실에 대한 산업은행 종합검사에서 재무이상치 시스템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통해 STX조선의 2009년 결산재무제표를 점검했는데 분식회계 가능성이 높은 5등급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분식 여부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금감원 지적 이후 산업은행은 무려 4억 9300만원을 들여 분식회계 적출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대출사기 기업 재무제표를 넣으면 1등급이 나오고, 우량 기업을 넣으면 4~5등급이 나오고, 심지어 5등급이 나와도 분석시스템의 신뢰도가 떨어져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거라면, 산업은행은 이런 시스템을 뭐하러 가지고 있는 걸까요?

괜히 이런 시스템 갖고 있다가 감사 때 마다 지적 받지 말고 갖다 버리는 것이 산업은행을 위해 좋을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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