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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뒷북 고분양가 잡기 부작용…개포3단지 당첨만 되면 '로또'

김혜수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혜수 기자]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마련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

여느 때 같으면 견본주택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벼야 하지만 한산하기 그지 없습니다.

현대건설이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처음으로 달게 된 개포주공3단지의 유니트를 둘러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분양승인이 나지 않은 탓에 몇몇 예약된 손님만 있을 뿐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구청에서 분양승인을 받아 분양일정이 잡힐 줄 알았지만, 분양 보증서 발급이 되지 않아 이런 계획이 완전히 틀어진 겁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본점 심사에서 비싼 분양가를 이유로 최종적으로 분양보증서를 발급해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공사에 따르면 개포주공3단지가 분양승인을 신청한 분양가가 전용면적 3.3제곱미터 당 4319만원으로 지난 달 강남지역 평균 분양가보다 13%, 3개월 전 분양한 인근의 개포주공2단지 분양가보다 14% 높다며 분양가 수준을 10% 이내로 낮추면 보증서를 발급해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미 공사 등 정부의 요구대로 분양가를 벌써 두번이나 낮춘 터라 이번에는 분양 승인을 받을 줄 알았던 현대건설과 조합측은 크게 당혹해하는 모습입니다.

장영수 개포주공3단지 조합장은 "지난 6월 24일과 30일 국토부의 지시라는 HUG의 2차에 걸친 분양가 인하 요구를 조합이 모두 수용해 당초대비 평균 분양가는 138만원, 최고 분양가는 599만원 인하해 분양보증 심사를 신청했음에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단지의 일반 분양 물량이 전체 1320가구 가운데 69가구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를 더 낮출 경우 사업성이 낮다는 설명도 곁들었습니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도 당혹스럽기 마찬가지입니다.

분양일정이 늦춰지게 되면 공사일정이 지연되는 등 상황이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중간에서 딱히 할 수 있는 조치도 없습니다. 고분양가 잡기에 나선 정부의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조합측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는 관련자들과 달리 이를 바라보는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분양 일정이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 분양가가 낮아지면 청약을 넣어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한 분양 담당자는 "분양가가 더 낮게 책정되면 청약에 넣어보겠다는 사람이 줄을 설 정도"라며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시장에서 형성되는 프리미엄은 시세에 맞게 억대가 될 수도 있단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특히나 몇 가구 되지 않는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값어치가 더 높아져 프리미엄이 더 높게 형성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청약 광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프리미엄 상승이 개포주공3단지에 그치지 않고 결국엔 주변 다른 단지의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강남 지역을 타깃으로 규제를 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부동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도 최고가 아파트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결국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면 부동자금은 인근 다른 지역으로 몰려 그 지역이 과열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갈 수록 치솟고 있는 분양가와 꺾일 줄 모르는 청약열기를 잡겠다며 칼을 빼 든 정부. 하지만 이런 뒷북대응이 결국 부작용만 낳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혜수입니다.(cury0619@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혜수 기자 (cury061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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