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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이동걸 산은회장의 '감'…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차이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9일이나 20일쯤 한진해운이 어떻게 생존을 할지 답변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예상하냐고 기자들이 묻자, 이 회장은 “그렇게 예상할 만큼 점괘가 신통한 사람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저 ‘감’이라고 했습니다.

한진해운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의 회장이 한진해운의 자구안 제출 시점을 감에 의존해 점치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이동걸 회장이 ‘감’을 운운한 이유는 직접 압박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간적접으로 이야기하긴 했지만 메세지는 명확합니다. 이번주 금요일(19일) 혹은 다음주 월요일(22일)까지 한진해운 자신의 생사여부를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입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진해운은 선박운임, 유류비 등 거의 모든 대금결제를 미루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외상값을 안 갚으며 버틸 수 있을지 명확한 시점은 알 수 없습니다.

기름 외상값을 안갚으면 기름을 넣으러 갔다가 주유소 주인에게 나포를 당할 수 있습니다. 외상값을 안갚으면 그 주유소가 있는 항만을 피해서 운행경로를 짜야 합니다. 그런데 외상값을 안갚은 주유소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운행 경로를 짤 수 없을 때, 그때 해운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됩니다.

해운사 구조조정을 직접 수행해본 금융권 관계자는 “돈을 안갚는다고 바로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때쯤이 되겠구나 하는 ‘감’이 온다”고 말했습니다. 이동걸 회장이 말하는 ‘감’은 아마도 더 이상 한진해운이 버틸 수 없다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이동걸 회장은 취임 이후 첫 구조조정 성공 사례로 꼽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비교했습니다.

이 회장은 “조건 면에서는 한진해운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며 “협상을 시작 한 후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협상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에 섰고 한진은 유동성이 막히면서 벽에 부딪혔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이제는 결론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 좋은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용선료, 선박금융 등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생존 가능성입니다. 용선료, 선박금융 협상이 성사되면 선주와 선박금융사들은 받아야 할 돈을 길게는 8년여에 걸쳐 받게 됩니다. 한진해운이 그 기간동안 생존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협상은 전혀 진전이 될 수 없습니다.

현대상선이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현대증권 매각으로 확보하게 된 돈입니다. 외부 도움 없이 3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자금입니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현대상선 협상 뒷 이야기도 털어놨습니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이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려면 전원이 동의 해야 하는데 한진만 동의를 안했다”며 “한진을 설득하기 위해 다른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극비리에 진행한 것이 1위(2M)과의 협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최후의 순간 발목을 잡았던 얼라이언스 가입도 생존이 확인되니 성사가된 겁니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조건을 갖추더라도 당장 1조원 이상 돈이 필요합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이 진전이 돼도 최종 사인은 한진해운이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이뤄진다”며 “생존을 입증하지 못하면 누구도 최종 사인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대한 답을 한진해운은 내놓아야 합니다.

금융계에 40년을 종사하며 민간 금융인에서 국책은행의 수장이 된 이동걸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기업 구조조정과 대우조선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누군가 필요로 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대우조선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다면 금융계 40년 종사했던 사람으로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진해운도 이동걸 회장의 보람이 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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