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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기술평가 특례 상장 전성시대..똑똑한 투자자만 '대박'

김예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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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코스닥에 상장하는 방식 중에,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기술평가 특례 상장'이라는 게 있는데요.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기술성과 성장성을 평가해서 증권 시장에 입성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기술 개발에 들어갈 자금을 모으는 데 있어서 벤처기업들로서는 아주 반가운 제도죠. 특히 지난해부터 이 채널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데요. 김예람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 기술특례 상장이 뭐죠?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당장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는 기업들이 ‘성장성’이 있다고 보고, 기술력에 대한 평가를 마친 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겁니다.

이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데요. 2005년 도입된 이 제도로 지금까지 32개사가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제도개선을 한 이후부터 상장사들이 늘고 있는데요.

기술력을 평가하는 평가기관들이 22개였는데, 너무 많아서 일관성이 없다는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지난해 3개로 줄였다가, 너무 줄어들어서 평가를 받는 기간이 지연되니까 올해 초에 다시 11개로 늘렸습니다. 평가 기간도 기존 6주에서 4주로 줄였고, 평가 수수료를 1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제도 개선도 개선이지만,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들이 그 자금으로 R&D등 연구개발을 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사례가 늘어나자 기업들 자체에서 이 제도에 관심이 많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평가준비에서 상장완료까지 최소 약 7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요.

기술평가를 먼저 나이스평가정보, 보건산업진흥원 등 11개 평가기관에서 받고, 평가결과가 2개 이상에서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평가를 1개월 정도 동안 받은 후에 예비심사 청구 준비를 하고, 예비심사를 받은 후 공모 절차를 거치면 약 7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이론적으로 이렇다는 거고요. 기술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에 어떤 특혜를 주느냐.
코스닥에 상장하려면 설립 후에 3년 이상이 된 기업이어야 하는데, 이 요건이 면제가 되고요. 경영성과나 당기순익, 매출액 등 이익 규모도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이면 되고요, 자본잠식률이 10% 미만이면 상장할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특히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하는데 현황이 어떻게 되나요?

지금까지 32개사가 상장을 했는데요. 지난해부터 상장한 곳이 17개사에 이릅니다. 기술평가 전성시대나 다름없는데요.

올해만도 기술평가로 코스닥에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이 31사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술평가를 받은 곳이 2014년에는 10개사였고, 지난해 30개사였는데요.

올해는 8월까지 7개사가 상장을 확정지었습니다. 하반기에 심사청구와 상장이 집중되는 것을 감안할 때, 기술평가를 받고 있거나 받고자 하는 곳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하반기 기술특례를 통해 거래소에서 상장예비심사를 받을 곳은 최대 25사로 예상되고요, 이들 회사는 바이오 업종이 17사, 非바이오 업종이 8개사입니다.

거래소 측은 기술특례 상장이 이제는 안정적인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는 자료도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요새는 2~3달에 한 번씩 기술평가 상장사들의 현황을 분석한 자료들이 나오고 있어요. 그만큼 자신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실 투자자들은 불안할 수 있거든요. 실적도 나오지 않는 곳들, 적자기업들인데 기술력과 성장성만 보고 투자한다니요. 기술특례로 상장한 곳들 중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나요?

그게 바로 핵심입니다. 이 제도가, 기술력은 있는데 성장성도 있는 자금이 필요한 회사들에게 특혜를 줘서 상장시킨 후 지켜보자. 이런 취지였는데요.

제도가 만들어진지 10년만에 최근들어 성과가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특례로 상장한 32개사 중에 28개사가 바이오 기업들인데, 워낙 제약 바이오 업종이 연구개발 후 성과가 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2005년에 상장했던 바이로메드가 지난해 12월, 미국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에 4900만달러, 한화로 약 55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공시켰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시총 순위로 6위이고요,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기술수출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주가가 최고 23만원대까지 올랐었습니다. 현재는 그 절반 가격인 12만원대이니까, 당시 시총은 3조를 넘겼어요.

2006년에 상장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올 1월과 6월에 두 건의 기술이전을 성공시켰습니다. 아랍 티알팜이란 회사에 145억원,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에 3524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을 마쳤는데요. 상장 후 10년 만에 두 건이나 기술 이전에 성공한 겁니다.

그 외에 바이오니아, 제넥신, 레고켐 등 기술평가 특례로 상장한 회사들이 기술 수출이나 이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일부 기업들만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거래소에 따르면 11년간 기술평가 상장사들을 분석해보니, 매출액의 66%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또 같은기간 매출액 증가율도 일반기업 평균인 43% 보다 6배 높은 263%을 시현했다고 합니다.

투자자들도 이 기업들에 좋은 평가를 해주고 있는데요. 2005년 이후 코스닥 지수는 2.8%가 하락했는데, 이 상장사들의 시총은 448%가 증가했습니다.

앵커]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놓고 지배구조가 바뀌거나, 기업 내 갈등이 있는 경우는 없던가요?

최대주주변경이 얼마나 일어났냐를 보면 알 수 있을텐데요. 최근 11년간 기술성장 기업들 중에서 최대주주 변경은 단 2건이었습니다.

이 경우도 특별히 내부싸움이 있어서 기술 개발에 소홀해졌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제넥신과 진매트릭스에서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는데요.

제넥신은 기존 기술개발 파트너였던 한독이 전환권을 행사하면서 최대주주(24.6%)로 등극했어요. 그런데 기존의 최대주주였던 성영철 대표가 등기임원 지위가 계속됐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고요.

진매트릭스는 기존 최대주주가 사임하고, 원래 등기 임원이 대표로 신규 선임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앵커] 바이오 기업들에 지나치게 쏠려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네 사실 32개사 중에 28개사가 바이오니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긴 하죠. 하지만 최근들어 비바이오 기업들도 코스닥 입성 사례가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자현미경 제조업체인 파크시스템스, 시각효과 전문업체 덱스터가 기술특례로 상장을 했었고요. 올해 상장한 이미지센서 패키징을 하는 옵토팩도 비바이오입니다. 종자개발을 하는 아시아 종묘, 자동차 촉매 제조사 이엔드디 등이 기술평가를 신청했고요.

2014년까지는 기술평가로 코스닥에 상장했던 비바이오기업이 항공기 부품업체 아스트가 유일했어요.

올해 기술특례 상장예비심사를 받을 25개사 중 8개사가 비바이오 업종이라고 하니, 다양한 업종들이 속속 이 제도를 활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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