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우조선 추가 충당금 어떡해...개별평가 곤혹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 앵커멘트 >
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개별평가를 통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충당금을 쌓아야 합니다. 국제회계기준의 원칙인데요. 경영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개별평가를 하면 은행들은 현재보다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권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대우조선이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개별평가를 해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원칙적으로는 더 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에 대한 은행권의 총 위험노출액은 21조원에 달합니다.

수출입은행이 9조원, 산업은행이 7조원, 하나은행 8600억원, 국민은행 7100억원 등입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7~19%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며 '유의적인 재무적 어려움', 자본잠식이 되면 은행별로 해당 여신을 개별 평가해 충당금을 쌓도록 지도했습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개별 평가를 진행하면 50%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원칙적으로는 충당금을 더 쌓는 것이 맞는데 대우조선과 국책은행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전분기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내리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지만 실질을 반영하면 추가 부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부실채권으로 분류하는 일은 없겠지만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칙을 따르자니 대우조선이 어려움에 빠지고, 원칙을 어기자니 신뢰도가 떨어질 것 같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대우조선이 3분기 결산을 앞둔 시중은행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soonwoo@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