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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계복귀 선언 전문

백승기 기자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손학규입니다.

2년여전 2014년 7월31일 정치를 떠난다는 말씀을 드린 그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그동안 저는 전라남도 강진 만덕산 자락에 있는 조그만 토담집에 머무면서 정치란 짐을 내려놓고 저의 삶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마침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나라와 백성을 위해 저술 작업을 했던 곳입니다. 저도 나라를 위한 책 한 권쯤 쓰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어느덧 강진살이가 두 해를 넘겼습니다.

다산의 18년 유배생활에 비하면 제가 머문 시간은 너무나 짧고 수백권 책을 쓴 다산에 비교하는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다산에게 묻고 다산의 질문에 대답하는 상상의 대화를 끊임없이 나누었습니다.

다산의 눈으로, 그리고 저의 가슴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제 부족한 능력을 다해 겨우 완성한 작은 책,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를 송구한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습니다.

200여년 전 다산 선생이 하신 말씀, 이 나라는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다. 제 가슴에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향한 경고로 울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성장 엔진이 꺼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수출주도형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가 혁신 없이 50년 동안 지속되며 산업화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 결과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 문제 가계부채 문제들이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 경제 구조에 버팀목인 수출 실적도 19개월 이상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 더 늦기전에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제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습니다.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습니다. 당적도 버리겠습니다.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명운이 다한 6공화국 대통령이 되는게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에 유래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놓겠습니다.

강진살이 2년 2개월, 매일 아침 일어나 방문을 열고 툇마루에 나가 앉아 있으면 강진만 보인다. 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가우도를 항상 바라봤다. 소 멍에라는 뜻의 이름이다. 소가 멍에를 메고 물건들을 가득 싣고 가는 형상이라고들 합니다.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빈 제 등에 짐을 얹어주십시오.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달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뉴스1)
[MTN 온라인 뉴스팀=백승기 기자(issu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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