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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와 현(香川県) 예술의 섬…'나오시마'와 '데시마' ①

조용만 Urban Travel 대표

조용만의 '여행의 맛' - 소소하지만 숨겨져 있는 '여행의 맛'을 보여드립니다. 놓치면 아쉬울 여행 이야기와 정보를 소개합니다.
다카마쓰(Takamatsu, 高松)는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 시코쿠(四國)의 북쪽에 있다. 가가와 현의 현청(県庁) 소재지이자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며, 두툼하고 쫄깃한 면이 특징인 사누끼 우동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일본의 본토라 할 수 있는 혼슈(本州)의 서쪽으로부터 히로시마, 오카야마, 고베, 오사카가 세토내해(세토나이카이, 瀨戶內海)를 경계 삼아 나란히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출처=구글지도

세토내해에서도 나오시마(Naoshima, 直島)와 데시마(Teshima, 豊島)를 비롯한 12개의 섬과 다카마쓰항과 우노항 전역에서 3년 마다 열리는 국제예술제 트리엔날레(Triennale)가 유명하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2013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행사를 치르고 있다. 예술제는 서로 떨어진 1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연결되어 열린다. 지역 경제의 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섬나라의 특성을 살린 행사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나오시마와 데시마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매년 30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 이동이 다소 불편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해도 섬의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진 예술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수고스러움을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는다.

나오시마의 미야노우라 항

나오시마의 미야노우라 항


나오시마는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산업 폐기물 처리장으로나마 명목을 이어오던 섬에 불과했다. 1917년 미쓰비시 광업이 구리 제련소를 세웠다. 섬은 경제적으로는 부흥했으나 늘어나는 산업 폐기물로 동시에 피해도 발생했다. 섬은 점점 황폐해졌고 쇠망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1980년대 말, 지역의 출판교육기업인 베네세(Benesse) 홀딩스와 후쿠다케 쇼이치로 회장의 후쿠다케 재단은 섬을 복원할 계획을 세웠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Tadao Ando, 安藤忠雄)와 함께 문화와 예술이 중심이 되는 섬을 만들기로 하고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기에 주민들의 협조는 물론,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와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르게 되었다.

베네세하우스 정원

베네세하우스 정원


이런 각층의 노력으로 1992년 첫 번째 결과물이 나왔다. 바로 미술관과 호텔이 결합한 베네세 하우스(Benesse House)다. 베네세 하우스의 개관을 시작으로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추진력을 얻게 됐다. 예술과 휴식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 프로젝트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베네세하우스


베네세하우스의 개관 이후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Art House Project)인 ‘이에(家)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섬 동쪽의 혼무라 지구에 주민들이 남기고 떠난 후 폐허가 되어버린 전통 가옥들과 창고 등을 1998년부터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안도 박물관을 비롯해 일본 최고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집집이 작가들의 갤러리로 재창조됐다. 이곳의 작품들은 ‘일상 속에 접목된 예술’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나오시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예술 자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시리노 오타케 작 Dreaming Tongue (출처:Bensse Art Site Naoshima)


미야노우라 항의 건너편 골목 안쪽에도 이에 프로젝트의 일환인 ‘아이러브유’ 목욕탕이 있는데, 지금도 주민과 관광객들이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다. 작가 오오타케 신로우가 실제로 입욕 가능한 예술적인 목욕탕을 만들기 위해 개조된 미술 목욕탕이다. 참고로 목욕탕의 ‘탕’(湯)자는 일본어로 '유'라고 읽는다. ‘아이러브유’의 ‘유’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프로젝트의 일환인 아이러브유(I ♡ 湯)목욕탕


나오시마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예술 작품은 미야노우라 항에 있는 무당벌레 같은 붉은 호박 조형물 ‘빨간 호박’이다. 편집증과 강박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술을 한다는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작품이다. 베네세 하우스로 들어가는 입구의 바닷가에 있는 ‘노란 호박’ 역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위 환경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형물은 신선하고 기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제는 예술의 섬인 나오시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상징으로 남아있다.





베네세 하우스의 넓은 정원을 지나서 언덕 위로 올라가면 뮤지엄이 나온다. 다양한 설치 미술 작품과 안도 다다오의 건축 양식이 어우러져 있고, 안과 밖이 절묘하게 경계를 허물며 세워져 있다. 이는 자연 채광을 중점으로 건물을 디자인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방식에 따른 것이다.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을 하나둘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지붕이 없는 전시장을 들어가기도 하고, 자신을 둘러싼 콘크리트 벽 사이로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작은 광장으로도 이어진다.

베네세 뮤지엄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을 비롯해 나오시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두 곳은 바로 우리나라 이우환 화백의 미술관(Lee U Fan Museum)과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추미술관(地中美術館)이다. 이우환 화백은 점과 선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이우환 미술관은 이우환 화백과 안도 다다오의 공동 설계로 두 거장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우환 미술관은 언덕에서 내려와 세토 연안이 보이는 곳에 있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풍광이 뛰어나다. 이 역시 철근 콘크리트를 중심으로 한 노출 콘크리트이며 입구에 위치한 거대한 콘크리트 벽과 마당을 장식하고 있는 기둥과 바위가 인상적이다.





한국에서 나오시마로 가는 대표적인 방법은 오카야마 혹은 다카마쓰를 거치는 것이다. 오카야마에서는 페리가 출발하는 우노 항까지 JR을 타고 50분 정도 가면 되는데, 기차역에서 페리 터미널로 이동하는 시간이 있으므로 페리 탑승 시간을 맞추려면 서둘러야 한다.

다카마쓰는 오카야마를 거쳐서 가는 방법보다는 페리 탑승이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항공편과 숙박 시설이 항상 붐비는 편이라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일정보다 수개월 먼저 항공권과 숙박 시설을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두 도시 모두 국내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일정대로 계획을 세우면 된다.

(다음 주에 '가가와 현(香川県) 예술의 섬…'나오시마'와 '데시마' ②'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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