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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물류 실험의 심장부' CJ대한통운 TES 센터 가보니

김이슬 기자

<500kg 무게까지 실을 수 있는 자율주행로봇. 사진=CJ대한통운>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이슬 기자] 27일 오전 9시 30분, CJ대한통운의 경기도 군포복합물류터미널. 특성상 이른 아침과 저녁 늦게 차량 배송이 집중되다보니 건물 바깥 분위기는 한산했지만, 내부는 상품 분류 작업으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 현장을 지나 가장 먼저 건물 10층에 자리잡은 TES 이노베이션 센터에 들어섰다.

TES 센터는 국내 1위 택배회사인 CJ대한통운이 물류혁신을 준비하는 연구개발 중심지다. 물류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한 배송'을 실현할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에 발맞춰 연구 아이템도 크게 '자동화, 무인화, 지능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세 가지는 시간과의 싸움이 한창인 물류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키워드나 마찬가지.

10층 실험실에는 운송로봇 2대가 차곡히 쌓인 상품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상품에 부착된 스캐너를 인식해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로봇은 핵심 연구과제 중 하나다. 이중 1대는 500kg까지 적재 가능한 중량형 로봇으로 초당 1m, 분당 60m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나머지 1대는 경량형으로 소형 상품을 담을 13개 버킷이 상단에 놓여있다. 충돌회피 센서를 장착해 이동시 부딪히지 않도록 설계됐다. 아직은 연구단계로 2018년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돼 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 하나 힘을 싣는 연구 과제는 무인 드론. 구상은 이렇다. TES 센터 옥상으로 상품을 올려보내면, 도킹 스테이션에서 드론이 픽업해 발송한다는 것. 신축아파트에 들어설 화물 수령장치에서 최장 5m 공중서 낙하하는 방식이다. 다만 국내 드론 배송은 인프라 구축도 되지 않은데다, 고층 빌딩이 많은 환경이어서 적용하기 무리란 의견이 여전히 많다. 이에 대해 권구포 CJ대한통운 미래기술연구팀장은 "아직도 트럭을 이용한 배송이 효과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한국 보다는 오지, 글로벌 시장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피킹 시스템인 W-내비게이터 시연 모습. 사진=CJ대한통운>

연구가 끝나 이미 현장에 투입되는 시스템도 상당수다. 우선 W-네비게이터는 CJ올리브영과 스타벅스 등에서 활용되는 시스템으로 배송할 물품을 찾고, 담는 과정을 돕는다. 스캐너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필요한 물건이 담길 장소에 붉은 빛이 들어온다. 이를 통해 오류율을 40% 낮추고, 생산성은 20% 향상됐다. 무선인식 기술인 RFID를 통한 'Ex-DPS' 시스템도 주문별, 고객별 상품 분류를 도와 작업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기술은 현재 CJ올리브영 수도권 매장 3곳에 적용됐다.

곧바로 건물 5층, 3층에 있는 CJ올리브영 물류센터로 내려와 스마트 물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동화 설비가 운용되는 이곳 물류센터는 수도권 올리브영 450개 매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상품 가짓수만 9,000여 개다. 가장 고된 상품 분류작업은 반 자동화 분류 기기인 MPS 6대가 돕는다. 기기당 4~6명의 작업자가 붙어 시간당 각각 3천개의 상품 처리가 가능토록 속도를 낸다.

다만 무인화, 자동화 설비 개발과 적용은 곧바로 현장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뒤따른다. 실제 CJ대한통운이 2009년 개발한 자동화 설비를 물류현장에 도입한 이베이코리아는 기존 250명에 달하던 피킹 작업자가 49명으로 줄었다. 생산성은 높였으나, 고용 창출에 있어 역주행한 셈이다.

로봇과 기계의 노동으로 점철되는 미래 물류산업에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미래기술연구팀 권 팀장은 "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양질의 일을 제공하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오늘도 CJ대한통운 군포복합물류센터에서는 200여 명의 인력이 상품 분류 작업 등에 매진하고 있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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