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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IMM이 주최한 태림포장 주총장 가보니..감동 無

시끄러운 주총꾼에 소액주주 목소리 묻혀..IMM의 불통, 불만 커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지난 21일 경기도 시흥시 태림포장 본사 건물 3층의 임시 주주총회장. 태림포장이 770억 원 규모의 계열사 사업을 양수 받는 것을 승인 받기 위한 자리였다. 월요일 오전 9시에 진행되는 주총이라 넓지 않은 회사 강당임에도 자리 곳곳이 비어있었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 주주들의 참석이 저조한 것이다. 태림포장 직원들까지 자리에 않으니 서른 명 남짓 모였다.

주주들은 뿔이 나있는 상태였다. 사모펀드인 아이엠엠 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데다, 골판지와 원단 사업을 양수 받는 게 태림포장 경영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대주주에 비해 가진 주식 수는 작지만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싶습니다. 소액주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을 해주셔야 합니다.”

태림포장와 태림페이퍼(구 동일제지) 등은 현재 사모펀드인 IMM의 트리니티원이 인수한 상황이다. 트리니티원은 태림페이퍼를 상장 폐지를 시켰고 이번에는 태림포장을 통해 계열사인 테림페이퍼와 월산페이퍼의 주요 사업부를 사가려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IMM이 어떤 결과를 예측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태림포장 소액주주들은 전혀 알지도, 짐작도 못한다는 점이다. 사모펀드가 바라는 데로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임시 주총에서 용기 있는 소액주주의 발언이 주는 울림의 의미는 크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소속이 의심되는 몇몇 사람의 큰 소리에 이내 묻히고 말았다. 백발의 노인 중 한 명은 임시 주총에서 중요한 안건을 심의하는데 "재무제표가 없으니 아웃라인(?)을 그리기가 어렵다"며 엉뚱한 이유로 역정을 낸다. 이어 다른 사람은 "회사가 영업 인수가 적절한지 잘 파악을 했을 것이다. 주총이 끝나고 관련 서류를 확인하면 된다"며 부드럽게 다그친다. 몇 번을 주고 받은 끝에 마침내 처음 백발 노인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회사의 양수에 찬성한다며 산업 현황에 대해 일장연설을 한다. 그야말로 치고 빠지고, 흔들어놓고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율했다.

백발 노인은 소액주주의 반대 의사 표명으로 제 2호 의안인 '청원공장 및 마산2공장 영업양수 승인의 건' 을 표결하게 됐을 때 "그냥 승인된 것으로 하면 안되냐'며 재차 강조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반대를 하는 척하다가 회사의 의견을 찬성하는 쪽으로 몰고 가는 전형적인 주총 꾼의 형태"라며 "주총 참석자 중 진짜 주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주총 장에서 큰 소리를 쳤던 몇몇 주주들은 주총이 끝나고 "뭘 받으셨나"를 물으면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소액주주들은 대표 면담을 요구하고 회사 1층 로비서 기다렸지만 대표는 바쁘다는 이유로 내려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팔짱 낀 회사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시 담당자가 주주들과 이야기는 나누는데 그쳤다.

계열사 양수 금액에 대한 회계법인의 검토 서류에 대해서는 관련 공시에 첨부된 보고서를 참고하라고 답한다. 이어 사업 인수를 통해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과 나중에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어느 한 회사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IMM과 김영식 대표 등이 계열사 등을 모두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 특혜를 주기 어렵단 것이다. 원지 가격 조정 등은 태림포장 계열사 외에 다른 법인 등에도 팔고 있는 상황이라 함부로 올리거나 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양수건에 대한 주식매수청구 가격인 1주당 3,058원에 대해 불응할 경우,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률적 검토를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수 반대의사를 밝힌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보유하게 되며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청구권 행사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IMM의 엑시트 가능성에 대해 회사측은 묵묵부답이었다. 김영식 태림페이퍼 대표는 이날 주총 장에서 "아직 그런 것에 대해 들은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소액주주는 "사모펀드를 자본시장의 꽃이라고들 한다. IMM이 인수한 이후 주총 문화나 소액주주와의 소통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개선된 면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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