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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코스닥 추락.."한번 본적도 없는 주주가 꿈에 나와요"

[CQ리모델링3]④ 소액주주는 경영진의 적인가 아군인가..만들기 나름
이민재 기자




[CQ리모델링3]④ 소액주주는 경영진의 적인가 아군인가..만들기 나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주가는 언제 오르나요? 주가가 오를만한 소식은 없나요? 내가 이 회사에 투자한 게 얼만데..."

'주담'(주식 담당자)이라고 불리는 코스닥 상장사의 공시 담당자들이 주주들에 주로 받는 질문이다. 주담 입장에서 앞선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차고 길게 내놓기 어렵다.

"잘 모르겠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지난 8월 700선을 넘었다가 3개월 만에 570선까지 떨어지면서 공시 담당자들의 전화기에도 불이 난다. 떨어지는 주가에 개인 투자자들의 탄식이 이어진다. 실적 발표나 주주 총회 등을 비롯해 주가가 심하게 출렁이는 시기에 공시담당자는 주주로부터 온 전화만 받다가 하루를 다 보낸다.

하지만 “오를 수 있다”는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주주는 언성을 높이기 마련이다. 분을 삭이지 못한 일부 주주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해 공시 담당자와 회사 대표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코스닥 상장사에 입사해 공시 팀에서 매일 주주들의 전화를 받던 한 신입사원은 실제로 "한번도 뵌 적 없는 주주들이 꿈에 나오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 주주들의 문제 제기 수준 높여야..코스닥 성장과 직결

공시담당자의 이러한 어려움에 한 선배 공시담당자는 주주들의 유형을 '회사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주주, 중간 정도 아는 주주, 모든 것을 아는 주주' 세 가지 부류로 구분해 대처 법을 교육하고 있다. 공시담당자들은 회사에 대한 지식이 중간 이상인 주주들과는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편적인 정보만 아는 주주들의 경우, 대화의 대부분이 책임 추궁이기 때문에 '죄송합니다'로 전화 통화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공시담당자들은 본인이 감정 노동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전화를 받고 있는 나’와 의식 분리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수준이 낮은 주주들의 문제 제기가 단순히 주담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90.3%에 이른다. 즉, 개인 투자자의 성공 투자 여부는 코스닥 시장의 성장과 연결된다.

가치 투자와 주주 가치 실현으로 유명한 한 슈퍼개미 투자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알아야 회사의 발전을 위한 주주 제안을 할 수 있고 그것이 투자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공부하지 않고 주가 급등을 바라며 테마주만 쫓는 개인투자자가 진짜 돈이 되는 정보를 알긴 쉽지 않을 뿐 더러 회사 자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미래보다는 차익 실현에 더 큰 목표를 두기 때문이다. 즉 주주들이 바뀌어야 회사도 친절하게 다가온다.

◇ 상장사, 소액주주를 잠재적 아군으로 여겨야

상장사도 마찬가지다. 소액주주를 잠재적 아군으로 고려해야 한다. 경영진과 대주주의 입장에서 소액주주는 성가신 존재다. 소액주주들의 거친 전화부터 방문과 요구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그래서 소액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장사를 찾아가 경영진을 만나면 열에 아홉은 “정상적인 경영을 어렵게 한다. 회사는 (소액주주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었다”며 한탄 한다. 회사를 만들고 이끌어 온 기업 입장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적 하나하나가 아니꼬울 수 있다.

하지만 싸움을 위한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서 소통을 잘해온 소액주주들은 빛을 발한다. 경영진의 입장에서 한 목소리를 낸다. 신일산업, 보루네오, 리드 등 경영권 분쟁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성장과 가치를 공유한다면 쉽게 눈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슈퍼 개미라 불리는 다른 전업 투자자는 "회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 우호 주주를 만들면 홍보는 물론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를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아군이 생기는 것"이라며 "투기꾼으로만 보지 말고 주주들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주든 경영진이든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기 나름이란 점 꼭 새겨들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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