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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최순실 청문회, 대기업 틈바구니서 두드러진 일성신약 존재감

이충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착그룹 정몽구 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GS허창수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CJ그룹 손경식 회장, 그리고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


6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장.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 뒤편에 중견 제약사 오너 경영인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윤석근 대표는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건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청문회에 참석했다. 당시 일성신약은 삼성물산 지분을 2% 넘게 들고 있었던 주요주주였다. 삼성SDI가 최대주주로 7.18%, 삼성화재가 4.65%, 이건희 회장이 1.37%로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13.76%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물산 지분투자 금액이 상당한 수준임을 가늠할 수 있다.


총수들을 대거 불러다 놓고 기존 의혹을 재확인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쯤 윤석근 대표의 폭로가 나왔다.


삼성 측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은 찬성하도록 이미 설득했으니 일성신약도 찬성하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말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발표하자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반대의사를 밝혔고, 이후 일성신약도 이에 동참해 삼성 측의 설득작업이 이어졌다.


문제는 시기다. 삼성 측이 일성신약에 '연금은 이미 다 됐다'는 말을 한 것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10일 투자위원회를 열기 전이다. 투자위서 찬성 결정을 하기 전에 이미 삼성 측이 찬성 결론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졌다. 이날 청문회 내내 국민연금이 외압은 없었으며 투자위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결정됐다는 입장을 펼친 것과 다소 상반된 이야기다.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연금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청문회 중 자료를 내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하여 투자위원회 개최 이전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으며, 삼성과 미리 어떠한 약속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발언의 진위 논쟁을 벌어진 가운데 삼성과 진행 중인 법적분쟁 결과도 청문회 말미에 재부각됐다. 일성신약과 소액주주 등이 "지난해 삼성물산이 제시한 주식매수가격을 다시 결정해 달라"며 낸 신청항고사건에 대해 지난 5월 서울고법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일성신약 등 원고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삼성물산이 합병과정에서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가격이 너무 낮게 측정됐다며 기존 주당 5만 7,234원을 주당 6만 6,602원으로 올리라고 결정했다.


청문회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법원 결정문을 인용해 쓴소리를 했다. 김 소장은 "삼성은 물산 합병을 진행하면서 자본시장법령 등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하는데 물론 맞다. 법을 어기진 않았는데 (고법 결정문 대로라면) 정당한 타이밍이 아니었고 절차도 정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식매수청구가격 뿐만이 아니다. 일성신약과 소액주주등은 삼성물산 합병을 원천 무효해달라며 지난 2월 또 다른소송을 제기했다. 원래 다음주인 15일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이었는데 오늘(7일) 선고 연기, 내년 3월 20일 변론재개를 결정했다. 재판부가 삼성과 국민연금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까지 벌인 검찰 수사결과를 더 지켜보기로 한 것. 삼성과 일성신약은 내년 3월 법정에서 다시 합병비율 적정성을 두고 치열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이정도 되면 일성신약과 윤 대표는 이번 청문회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어렴풋한 기억은 꺼내두고 싶다. 꽤 오래전 윤 대표의 부친인 윤병강 회장과 일성신약의 소액주주들이 심하게 대치한 일이다. 소액주주들이 '유보금이 넘쳐 삼성물산 주식에 크게 투자할 정도인 일성신약이 배당금을 고작 한주당 400원 주면 되겠느냐'고 항의하고 100원의 증액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끝내 거절하고 말았다. 지금 소액주주로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일성신약이지만 그때 대주주로서 권위와 힘이 대단했다. 그때 100원만 배당금을 올려주었더라면 지금 소액주주 일성신약에 대한 곳곳의 지지는 더 뜨거웠을 터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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