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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에 '르네상스 여명기' 韓 방산업, 과제는?

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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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이슬 기자]
< 앵커멘트 >
주한미군 3만여명을 철수시키고, 장병 수를 540만명으로 늘리겠다던 트럼프 후보의 당선 이후 한국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전세계 지정학적 긴장과 맞물려 4년 뒤면 한국이 아시아 최대 무기 수출국이 될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기회를 맞은 한국 방위산업의 현 상황을 점검해보고, 또 극복할 문제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김이슬 기자 나와있습니다.

< 리포트 >
질문> 한국이 세계 방산시장의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중국을 뛰어넘는 무기 수출국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죠?

기자> 일단 내년도 국방예산이 얼마인줄 아시나요?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전체 예산의 10%를 차지하는 겁니다.

예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등에 쓰이게 될 예정입니다. 증액된 예산은 일단 국내 방산업체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거란 전망입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해 한국 방산업체들의 매출은 약 10조원으로 1년만에 32% 급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방산업체는 화력, 탄약, 기동 분야 등 총 100여 곳이 있는데요.

이번에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가 선정한 '세계 무기제조기업 상위 100개사'를 보면 LIG넥스원을 비롯한 국내 방산업체 7곳이 포함이 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3곳이 추가된 건데요.

연구소는 "한국 업체들이 신흥 방위산업체들의 매출 신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은 2020년이면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무기 수출국 자리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해 한국 방산업체들의 무기 수출액이 6년 전과 비교해 1100%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한국 무기 수출 규모는 8억7100만 달러(약 1조 220억원)으로 2009년 7300만 달러(약 856억원)보다 크게 증가했고, 올해에는 12억 달러(약 1조4080억 원)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질문> 이처럼 한국 방위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배경은 뭘까요?

기자> 아시아와 동유럽, 중동 등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인근 신흥국들의 길등으로 군비경쟁이 촉발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인근 동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은 무기수출국으로서 지정학적 변수나 역사적 갈등 요인이 없어 중동과 인도, 동남아 등의 국가들이 무기를 사들이는 데 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겁니다.

실제 수혜를 본 국내 업체로는 한화테크윈이 꼽히고 있는데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부터 동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등 북유럽국가들이 한화테크윈의 자주포 구입 협상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미국 국방예산 감소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도 앞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엇보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국방 예산을 자동 삭감 조치하는 '시퀘스터'를 폐지하고, 현대식 무기 투자를 늘리는 등 군사비 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뜻을 거듭 밝혀왔습니다.

또 영토 종교 등 분쟁이 치열한 아시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해마다 국방비가 늘어나면서 방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국내 상황을 한번 살펴보죠. 일단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부터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등이 떠오르는데요. 어떤 계획들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대표적으로 굵직한 사업을 맡고 있는 곳이 KAI인데요. KAI는 수출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항공업계로는 최초로 1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KAI는 2001년 KT-1 인니 수출을 시작으로 2016년 현재 7개국 총 137대, 34억 달러 규모의 국산항공기 수출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론 2020년까지 매출 10조, 세계 15위권 항공기업으로의 도약하는 목표를 잡고 있는데요.

전사적으로 집중하는 핵심 사업은 크게 KT-1, T-50, 수리온 등 국산 항공기 개발과 수출산업화 성공, 한국형전투기(KF-X), 소형민수/무장헬기(LCH/LAH)으로 압축됩니다.

올초 개발에 본격 착수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은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노후한 항공기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KAI가 체계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소요와 수출을 포함해 총 1,000여대의 판매를 목표하고 있고,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 및 기술 파급효과가 180조원, 연인원 85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또 현시점에서 KAI가 핵심 역량을 쏟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공군 APT 사업입니다.

미 공군이 현재 운용중인 약 350대 훈련기를 교체하는 사업인데요. 사업 규모는 총 17조원으로 향후 미 해병대와 가상적기 등을 포함하면 1000대, 50조원으로 커집니다.

KAI는 내년 말 기종결정 예정인 APT 사업에 T-50A 기종으로 도전할 예정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하성용 KAI 사장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하성용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우리가 만든 T-50 항공기를 본고장인 미국에 수출하는 APT 사업은 대도약 발판이 될것이며 이를 위해 전임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50이 미국 수출 성공한다면 항공산업의 역사 뿐 아니라 국가 산업 발전사에도 기념비적인 일로 대한민국 위상을 크게 높이고 우리민족 기술력과 저력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질문> 하지만 방산업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꼬리표처럼 뒤따르는 '비리 근절'이 핵심일텐데요. 최근까지도 방산업에 국정농단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씨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들이 많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뒤덮으면서 재계와 관련한 다양한 추측과 의혹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일단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그룹이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2014년 말 삼성과 한화그룹 사이에 진행된 화학·방산 계열사 '빅딜'에도 최 씨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후 한국형전투기의 핵심 부품인 에이사레이더 개발 업체 선정을 놓고, 시장에서 경험과 기술 노하우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봤던 LIG넥스원을 제치고 한화테크윈이 최종 선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 1차 청문회에 참석한 김승연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의혹들과 관련해 각각 '사실과 다르다'면서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다 KAI 인수설까지 악재로 작용하면서 한화테크윈의 주가는 지난 5거래일 연속 20%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런 의혹을 제치고서라도, 아직 무기 수입의존도가 높고 수출역량을 높이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는 글로벌 무기시장의 큰 손입니다. 정국이 불안할 때마다 북한 위협에 대응한단 이유로 막대한 양의 무기를 사들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군사비 현황을 보면, 한국은 2014년 무기수입 세계 1위 국가입니다.

또 미 의회조사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78억 달러(약 9조1500억원)의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해서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올랐는데요.

이 중에서도 미국 수입 무기가 70억 달러(약 8조2000억원)어치로 90%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 록히드마틴과의 관계가 두드러졌습니다. 대표적으로 3년전 한국 공군의 주력 차기전투기(F-X) 사업을 록히드마틴이 수주한 사례가 있는데요.

여기서도 최순실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2013년 8월 보잉사 기종을 선정키로 거의 확정했다가 한 달도 안돼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갑자기 바뀐 정황이 석연치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한국 방산업의 문제점 중 하나는 우리가 미국 방위산업체의 큰손이면서도 자주국방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나 장비 등을 제대로 이전받지 못하는 호갱 대접을 받고 있단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F-35A 도입 대가로 한국형전투기 개발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 4건의 이전을 미국에 요청해 성사될 것이라 발표했지만 후에 거부당하기도 했죠. 나머지 21개 기술에 대해서도 큰 틀에서의 이전 동의만 받았습니다.

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불가 통보 이후 한때 사업이 무산될 뻔하면서 한국형전투기 사업이 큰 차질을 겪기도 했습니다.

마무리> 글로벌 경쟁에 대응할 국산화 개발 노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속화 추세인 수출시장 경쟁에서 치고나갈 '수출산업화' 전략의 고도화가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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