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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료 깜짝 인하' 진짜 속사정은…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삼성화재가 왜 그랬을까…"

요즘 보험업계의 큰 화두 중 하나입니다.

삼성화재는 최근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3% 내리겠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오는 31일 책임개시계약부터 개인용은 2.7%, 업무용은 1.6%, 영업용은 0.4% 보험료가 내려갑니다.

높은 손해율(거둔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 비율)을 이유로 '車보험료 인상' 릴레이를 펼치던 나머지 손해보험회사들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제서야 금융당국 눈치 안 보고 보험료를 올릴 수 있게 돼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는데, 삼성화재의 돌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상품개발과 가격결정을 보험사 자율에 맡기기로 하면서 보험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보험료를 올리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말 중소형사들이 앞장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시동을 걸자 올 들어서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사들도 줄줄이 보험료 인상대열에 합류하며 보험료 인상에 가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특히 최근 악사손보는 지난해에 이어 1년만에 또 다시 보험료를 올리기로 하면서 '2차 자동차보험료 인상 도미노'에 신호탄을 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화재의 '찬물'에 나머지 보험사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집니다.

삼성화재를 따라 보험료를 내리자니 손해율이 부담이고, 내리지 않자니 삼성화재의 독주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멘붕' 빠진 보험사들…불만 폭주

동부화재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이들보다 손해율이 높고 인지도는 낮아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운 중소형사들은 훨씬 더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중소형보험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내리기로 한 만큼 하나 대형사들이 하나 둘 보험료 인하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급진전되면 울며겨자먹기로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내야 할텐데 지금 그럴만한 여력이 없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속된말로 '멘붕'에 빠진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배경은 둔 불만 섞인 추측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섣불리 규제를 풀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는 커녕 보험료만 올랐다"는 비난에 시달리는 금융당국이 삼성화재를 압박했을 것이라는 설부터, 최근 최순실 정국ㆍ지주사 전환 문제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삼성이 분위기 전환용으로 꺼낸 카드라는 설까지 등장하는 등 뒷말이 무성합니다.

삼성화재는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한 차례 차보험료를 올린 뒤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고, 금융당국의 잇단 제도 개선으로 이익을 보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합리적으로 보험료를 조정한 것"이라며 근거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삼성화재의 설명에도 보험업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1~2월은 폭설 등 계절적 영향으로 차 사고가 늘어 손해율이 높아지는 시기인데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지급 한도를 높이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보험료 인상 요인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삼성화재 車보험료 인하 진짜 속사정은…



오히려 삼성화재가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선제적으로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 자동차보험 시장의 1/3을 독식하며 승승장구하던 삼성화재는 올 들어 '쓴맛'을 봤습니다.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던 지난 4월 이후 시장점유율이 눈에 띄게 꺾이기 시작해 점유율이 30% 밑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 1월 차보험 시장 29%를 점유했습니다. 이후 2월 29.7%, 3월 30.1%로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다 보험료를 올린 지난 4월 점유율이 30%로 하락전환됐습니다.

급기야 7월부터는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졌고, 10월말을 기준으로 28.5%를 기록해 올해 고점이던 3월과 비교해 점유율이 1.6%p나 빠졌습니다.

반면 삼성화재의 뒤를 쫓는 현대해상의 10월 점유율은 19.5%로 3월보다 1.2%p나 늘었고 같은 기간 동부화재와 한화손해보험도 각각 0.9%p, 0.4%p씩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점유율이 늘어난 보험사들은 모두 보험료를 올렸지만, 마일리지ㆍ자녀ㆍ임신 등 조건에 따라 할인 혜택을 늘려주는 특약을 강화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과 달리 보험료만 올리고 특약 개발 등에 소홀했던 삼성화재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어찌됐든 이런 흐름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삼성화재가 다급하게 '보험료 인하'라는 초강수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결국 가입자들의 현명한 '보험쇼핑'이 업계 1위의 콧대를 꺾은 겁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추가 보험료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삼성화재가 어차피 올릴 보험료를 미리 내려 '반짝' 점유율 상승을 꾀하는 꼼수를 쓴 것 아니겠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 보험료가 합리적인지, 보험금은 제대로 책정되는지 등을 따져 보험사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보험사들을 움직이는 가장 무서운 힘일 것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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