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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죽은 회계 교과서는 가라…'이것이 실전회계다'

권순우 기자



◇ 이것이 실전회계다/김수헌(글로벌모니터 대표), 이재홍(회계사)/ 어바웃어북/지식프레임 / 20000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회계는 중요하다. 회계는 기업의 다양한 활동을 숫자로 일목요연하게 표현한 보고서다. 기업에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와 돈을 빌려주려는 채권자는 반드시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봐야 한다. 회사를 이끌어 가야 하는 경영자는 물론이요, 직원들도 봐야 한다.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회계는 알려준다.

회계는 어렵다. 분명 한글과 숫자로 써 있는데 도무지 해석을 할 수가 없다. 회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도 회계는 어렵다. 실제 현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숫자를 적어 가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단어만 외운다고 영어가 늘지 않는다. 회계 용어를 열심히 외운다고 회계를 알 수는 없다. 실제 기업들이 어떻게 회계로 자신들을 표현하는지 알아야 진짜 회계다.

◎ 개념만 설명하다 끝나는 회계책은 지금 당장 덮어라!

회계는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지식’이다. 제품 설계 단계부터 회계 부서를 참여시키는 것은 비단 애플만의 독특한 경영 방식이 아니다. 기획, 마케팅, 영업, 관리, 생산, 연구 등 비즈니스 활동 전 분야에 걸쳐 많은 기업이 회계를 근간에 둔 의사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지 않고 투자하는 일은 전략적 투자가들의 먹잇감을 자처하는 격이다. 경영, 투자, 창업, 승진, 돈과 관련된 모든 곳에 회계가 있다. 개념만 설명하는 회계는 의미가 없다. 기업의 애환이 담기지 않은 회계 입문서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은 것과 같다.

『이것이 실전회계다』는 기존 회계 입문서와는 확실한 선을 긋는다. 철저하게 사례, 그것도 실제 기업의 회계 장부를 펼쳐놓고 회계를 설명한다. 기업의 재무제표는 회계에 대한 이해와 분석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생생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네이버, 쿠팡, YG, CJ E&M 등 100여 기업의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회계 처리 과정과 회계 원리 등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 비즈니스 현장에서 건져 올린 펄떡이는 사례들

이 책은 기업과 증권을 오랫동안 분석해 온 경제전문기자와 회계법인을 거쳐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회계·세무를 컨설팅하는 회계사의 합작품이다.

저자 김수헌은 경제부 기자들의 ‘회계 선생님’으로 통할만큼 회계 내공이 깊다. 그는 정확한 기사를 쓰기 위해 기업의 재무제표, 재무 관련 공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신용평가사의 각종 재무 분석 리포트와 씨름하며 독학으로 회계를 공부했다.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며 회계를 공부한 그의 회계 지식은 펄떡이는 ‘실전’이다. 또한 쉽게 의미를 헤아리기 힘든 수치나 의사 결정은 취재를 통해 면밀히 파헤침으로써, 재무제표를 보다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저자 이재홍은 10년 차 회계사다. 컨설팅 현장에서 그는 회계를 몰라 손해 보는 많은 기업을 만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기업의 경영자나 구성원들은 회계를 전문가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멀리했다.
저자는 회계의 문턱을 허무는 작업의 일환으로, 다음(Daum) 브런치와 언론에 최신 경제 이슈를 소재로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자와 회계사, 두 저자가 찾은 최고의 회계 교재는 기업의 실제 재무제표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이런저런 상황들을 거세한 사례로 회계를 공부해서는 응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계 처리의 다양한 매커니즘을 설명하는데 실제 사례보다 훌륭한 교재는 없다.

1만 원짜리 책을 사는데 100원을 적립해준다면 매출은 얼마일까?(347쪽) 선불로 받은 수강료는 어떻게 매출이 될까?(60쪽) 오뚜기 진짬뽕 개발비는 어떻게 회계 처리될까?(226쪽) 연예기획사는 소속 연예인과 연습생들의 트레이닝비를 어떻게 회계 처리할까?(267쪽), 현대차는 무상수리비용을 회계 장부에 어떻게 표시할까?(274쪽) 갤럭시노트7을 전량 리콜하고 판매 중단한 삼성전자의 막대한 보증수리비와 재고손실은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될까?(272쪽) 저자들은 일상과 맞닿아 있는 친근한 사례부터 대한민국을 뒤흔든 회계이슈까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회계를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 비즈니스의 흐름이 읽히고, 투자의 맥이 짚이는 실전 회계 수업!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회계를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유통업, 건설업, 제약사, 연예기획사 등 업종 특성에 맞춰 설명한다는 점이다.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은 2015년 매출액이 2013년 대비 2300% 증가했다. 쿠팡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정확히 분석하려면 유통업의 거래 형태에 따른 매출 인식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이해 없이는 경영 실적에 대해 정확한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다(34쪽).

2016년 한 금융정보업체가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조선소가 부채비율이 3000%가 넘는 등 재무위험 상태에 빠져있다”는 자료를 언론에 제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즉각 “부채비율이 3000%인 건 맞지만, 전혀 부실하지 않다”는 내용의 반박자료를 냈다. 언뜻 생각해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논리다. 삼성중공업 측 주장을 납득하려면 선수금과 선급금, 수주 과정에서의 회계 처리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52쪽).

이 책은 지분법, 리스, 환율, 금융자산, 연결재무제표 등 기존 입문서에는 빠져 있는 중고급 회계까지 담았다. 자동차부터 항공기까지 리스는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수출입 비중이 큰 우리나라 기업들은 환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대다수 기업이 자회사를 거느리고 출자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기업 환경에서 지분법과 연결재무제표를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재무제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은 고만고만한 입문서로 회계 실력이 제자리걸음인 사람들에게 중고급 회계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

5조 7000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벌인 대우조선해양(395쪽), 매출채권으로 3조 원 대 사기 대출을 받은 모뉴엘(134쪽), 물류 대란을 일으킨 한진해운(210쪽). 직원들과 1조 원 규모의 통상임금소송 중인 기아자동차(282쪽). 이들은 모두 회계 지식 없이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슈들이다. 이 책은 최신 회계 이슈를 조목조목 분석해줌으로써, 회계 지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교양까지 전한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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