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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박현주 회장, 미래의 이익과 품격 사이

내부 반대불구 여수 경도 투자...눈앞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충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왼쪽부터)양지문 전남개발공사 사장, 이낙연 전남지사,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주철현 여수시장, 권오봉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여수 경도 투자 수익성에 대해) 계산을 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임원들의 표정이 별로 안 좋았다. 서울에 계신 고향 선배ㆍ 동료들이 미래에셋이 (투자)하라고 했다. 내부적으론 반대가 심했다. 타산이 안 맞았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전라남도 도청에서 전남 여수경도 해양단지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한 말입니다. 미래에셋은 영국계 투자사 캐슬파인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수 경도 관광단지 조성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6성급 호텔을 포함해 최고급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인데 최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논란이 확산되는 와중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 유치도 필수인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투자에 대한 우려를 낳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오너인 박현주 회장이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말을 직접한 것이죠. 외국계 투자사까지 끌어들인 마당에 이런 박 회장의 발언을 듣다보니 처음엔 고개가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박 회장은 회사 오너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사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철저히 경영인으로서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죠.


미래에셋은 정경유착 논란,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 논란에 휩싸였던 여타 다른 재벌기업과 차별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도 결국 국내 1위 증권사(대우증권)까지 손에 넣어 자본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가 됐습니다.

대우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인데 국내에서는 1등 회사이지만 글로벌 IB와 자기자본 규모를 비교하면 사실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7조원에 달하는 독보적인 자기자본을 활용해 수익을 내고 더 몸집을 불려서 해외로 나가야하는 상황입니다. 미래에셋 고위 임원들도 '아직 배고프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전남 광주 태생 박 회장의 경도 투자 계기 발언을 듣다보면 조금은 맥락을 이탈한 '고향 사랑'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죠.

박 회장은 "이번 의사결정은 수익적 측면의 결정이라기보다 미래에셋 설립 20년을 맞아 전남의 격을 높이는 가치 있는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시작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결국은 1등 증권사 오너이자 대표로서 이제 사회적인 기여에 대한 고민도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남과 함께 미래에셋도 품격을 높여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박현주 회장은 사실 미래에셋 인수와 맞물려 지난해부터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습니다. 지난해 4월 경영전략회의에서는 국내 5대그룹이 신성장 산업에 제대로 투자를 안한다고 쓴소리를 하면서 미래에셋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강조 했습니다. 결국 이는 네이버와 미래 기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1,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현실화됐습니다. 투자계획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고, 특히 벤처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박 회장의 여수 관광단지 투자는 고향과 지역사랑에 국한된다기보다 더 큰 플랜의 일부분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처음에 말한 수익성도 단기적으론 '지금 경도에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평가하면 (기존 추진되던 사업에 대한 매입금액이) 비싸다'면서도 수요는 창출하면 될 일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단기수익성은 미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말 통합이 마무리돼 올해 초대형 증권사로 본격 출범했습니다. 박 회장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성장하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정유년의 목표를 위해 미래가 어떤 한걸음한걸음을 내디딜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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