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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트럼프발 위기 대응할 방어의 기술 있나?

김이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이슬 기자] 예상 밖의 반이민 정책을 펴고 국가간 무역협상을 벌집 쑤시듯 헤쳐놓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성에 대처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트럼프를 공부하면 원인을 이해할 수 있다. 그가 30년전 쓴 저서 '거래의 기술'은 트럼프 설명서 중 하나다. 책 서두에서 트럼프는 거래를 일종의 예술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마지막장에선 아주 큰 거래를 할 계획을 불철주야로 세울 것이라면서 책을 덮는다.

트럼프가 패를 던진 이번 거래는 사이즈가 생각보다 크다. 국가간 교역을 상대로 불을 지폈다. 기존과 사뭇 다른 미 대통령의 행보에 낯설하는 사람들의 첫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 한 씽크탱크의 연구원은 "트럼프는 정계가 아닌 일반 국민의 니즈를 잘 포착해내는 능력자"라고 평했다. 그의 당선부터 최근 잇단 행정명령들 모두 세계화의 반작용으로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들의 불만은 읽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반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 국민은 절반이 넘는다. 정계의 완벽한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아주 밑단의 민심까지 간파해 기존 공약을 흔들림없이 추진해나가고 있다.

그가 최근 꾸리고 있는 내각을 봐도 트럼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눈에 띄는 곳은 국가무역위원회이다. 전에 없던 기관인데 트럼프가 새로 창립했다고 한다. 여기 위원장은 피터 나바로라는 인물로 캘리포니아 버클리 교수 출신이다. 그는 '중국이 세상를 지배하는 날'이라는 저서로 잘 알려져있다. 중국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일본 등을 지목해 "환율로 장난질을 하고 있다"면서 맹공세를 퍼붓는 걸 맞물려 보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조금이나마 예측해볼 수 있겠다.

미국이 아직 직접 거론하지 않았을 뿐 한국도 트럼프발 환율전쟁에서 동떨어져있지 않다. 한국은 미국에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내며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올라 있다. 트럼프는 비즈니스맨 출신이다. FTA로 미국인은 일자리를 잃고 있는데, 대미 무역흑자가 커지는 교역 불균형을 그대로 두지 않을 공산이 크다. 트럼프는 이번 통화에서도 한미FTA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내밀 카드를 보여주지 않았다. 우리에겐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물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낙관론도 있다. 실제 미 트럼프 정부의 정책 제언을 하는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발 경제 위기가 과장됐다고 한다. 의회 비준이 있어야 하는 만큼 대통령 혼자서 무역협상을 완전히 뒤짚을 수는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이 TPP 탈퇴로 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플랫폼 역할을 하는 한미FTA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도 본다. 걱정 속에 이런 낙관론도 존재한다는 게 다행이기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의 결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낙관론에만 기댈 순 없다.

그렇다면 거래의 귀재인 트럼프에 맞설 방어의 기술을 우린 갖고 있는지 살펴볼 때다. 한미FTA 재협상에 나서면 손질 0순위가 자동차 산업이 될 거란 전망에 업계가 뒤숭숭하다. 환율 조작국 공격을 받고 있는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선 새로운 통상 조직까지 만들어 본격 대응에 나서는 태세다. 우리는 지금으로선 대응이랄 게 방미 대표단을 꾸리고 미국 로비스트 업체와 3개월 단발성 계약을 맺어 우호 관계를 다지겠다는 정도에 불과해보인다. 안방사정이 혼란스럽다지만 준비할 건 챙기고 가야한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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