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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한국거래소 지주사, 정찬우 이사장이 끌고 갈수 있나요?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만약에 자본시장과 관련된 법안이 통과돼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면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이끌어 갈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 걱정이 굉장히 많이 들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대책은 가지고 계시나요?"

지난 1월16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금융위는 이날 업무 현황 보고에서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인 거래소의 지주 회사 개편을 통해 자본 시장 전반의 활력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정 이사장이 인사 청탁 의혹 등을 이유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받은 점 등을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머뭇거리다 결국 대답을 하지 못했다.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자율성을 확보하고 기업 공개(IPO)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19대 국회서부터 성장성 있는 논의는 젖혀 두고 지주 본사의 지역 문제 등 정치적인 이유로 몸살을 앓았다. 게다가 최근 탄핵 정국 등으로 거래소 지주사 전환은 물론이고 자본시장 관련 법들 모두가 답보 상태다.

여기에 특검 조사까지 받은 정 이사장의 입장에서 지주사 전환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사실 정 이사장이 지주회사 전환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은 금융투자업계에 파다한 이야기다.

정 이사장은 취임 이후 첫 공식행사인 2017년 증시 개장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옴니버스 계좌 시행, 주문 유형 다양화, 상장 기업 배당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이는 전임 최경수 이사장의 2016년 사업 계획과 비슷하다. 다만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이 중요하단 내용은 빠져있었다.

이어서 강단에 올라간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십 분 남짓의 기념사 앞뒤로 두 번이나 언급했을 정도다. 이 모습에 임 위원장 혼자만 고군분투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전임 이사장이 만든 거래소 태스크 포스(TF)를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부 팀으로 옮기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부서장을 다른 부서로 발령 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사무금융노조는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법을 폐기 촉구에 나섰고 정치권도 관련 안건을 두고 대선을 위한 저울질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일수록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거래소가 지향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오히려 뒷짐을 지는 모습이다.

1년 반 전인 2015년 6월, 거래소 지주사법이 나오기 직 전 새누리당 중앙위원회가 코스닥 시장 분리에 대해 논의하는 공청회를 불시에 열었다. 한국거래소와의 논의는 당연히 없었다. 한국거래소 임직원들 분노했고 버스 두 대에 올라타 국회 공정회장으로 향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임직원들은 코스닥 시장 분리 반대를 촉구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에게 폭행을 당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간 비슷한 일이 또 생길지 모른다. 갑자기 한 쪽 입 맛에 맞는 거래소 지주사법이 통과되면 이후 잘못된 것에 대한 비난은 누가 받을까 걱정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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